<앵커>
세종 지역 전체 절반 이상인 고등학교 여러 곳에서 시험문제를 잘못 출제해 재시험을 치르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데 징계를 받은 교사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장석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중간고사가 치뤄진 세종의 한 고등학교.
시험이 끝나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습니다.
1학년 수학과목 한 문제는 정답이 없고, 2학년은 생명과학 한 문제가, 3학년도 수학 미적분 한 문제에 정답이 없어 전 학년에서 재시험을 치뤄야 한다는 겁니다.
내신 성적으로 대학을 가다보니 학생들은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바뀌고 갈 수 있는 대학이 달라집니다.
[고등학생 학부모 : 현재 대학 입시에서 내신이 정말 중요한데 이 한 문제로 등급 컷 하나가 왔다 갔다 하는데 매번 이런 사태가 벌어진다는 건 선생님들의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학교는 지난 2017년 개교했는데, 2018년 딱 한 해만 빼고 해마다 문제 출제를 잘못해 재시험을 치뤘습니다.
[해당 고등학교 관계자 : 다시는 재시험 문제가 특히 어이없는 재시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생님들끼리 교차 검토라든지 시험문제 출제에 있어서 신중함(을 기하겠습니다.)]
세종의 다른 고등학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세종의 고등학교는 모두 21곳인데 재작년 12개 학교에서 40문항에서 문제가 잘못출제됐고 지난해도 12개 학교에서 44문항의 출제 오류로 재시험을 치렀습니다.
이정도면 재시험 공화국으로 불릴만한 상황이지만 단 한 명의 교사도 그 어떤 징계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타 시도의 경우 출제 오류 한 번이면 경고, 2번이면 타 지역으로 강제 전근을 보내는 곳도 있습니다.
무성의한 교사들의 행태에 솜방망이 처벌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입니다.
[세종교육청 관계자 : (교사들의) 출제 역량에 대해서 교육청이 어쨌든 지원할 수 있는 부분까지 충분히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서….]
출제 오류가 반복되면서 교사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만큼 처벌 강화와 제도 개선과 함께 교사들 스스로 경각심을 갖는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윤상훈) TJB 장석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