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재 사귀고 있거나 과거에 사귀었던 사이에서 일어난 이 폭력,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교제 폭력으로 검거된 인원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014년에는 7천 명이 채 되지 않았는데, 지난해에는 1만 3천 명에 육박했습니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입니다. 신고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발생 건수는 훨씬 더 된다고 봐야겠죠.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교제 폭력은 가정 폭력과 달리 규정하는 법 자체가 아직도 없습니다.
이 문제는 안희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범행 직전 피해자 신고에도 가해 남성을 풀어줬다는 지적에 경찰은 입법 미비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연인 사이인 데다 스토킹 신고 역시 없어 접근 금지 같은 보호 조치를 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행법상 스토킹 범죄나 가정 폭력 피해자는 즉시 분리 등 응급 조치가 의무로 규정돼 있지만, 교제 폭력은 명확한 정의조차 없습니다.
입법 절차는 지지부진합니다.
반복되는 피해 사례에 20대 국회 특례법안이 여럿 올라왔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습니다.
이번 국회 역시 여야 한목소리를 냈지만,
[양금희/국민의힘 의원 (2021년 10월 국정감사) :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여성가족부) 장관님은 물론 여기 계시는 동료 위원분들께서도 적극 (나서주십시오.)]
[양이원영/민주당 의원 (2021년 10월 국정감사) : 결의안을 내든지, 우리 (여야) 의원들끼리 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한번 의논을 해서….]
반의사불벌조항 폐지를 포함한 처벌 강화와 보호 조치 확대를 핵심으로 한 법률 제정안은 열 달째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의자 인권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 때문입니다.
[장동혁/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법조문을 신중하게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어서 조금 늦어지는 측면이 있는데 다음번 소위에서는 저희가 거의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숱한 희생자가 나온 뒤에야 구속 수사 원칙을 천명한 수사기관 못지않게 국회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