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르면 다음 달 초 사상 초유의 국가 채무 불이행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가 다시 만나 부채 한도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6일) 백악관에서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회 지도부를 만나 부채 한도 상향 문제에 대한 협상을 재개했습니다.
이번 회동은 지난 9일에 이어 두 번째 부채 한도 협상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지도부는 오후 3시쯤 공개 발언 없이 협상을 시작해 약 1시간 만에 협상을 끝냈습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회동 뒤 기자들에게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게 가능하다"며 "짧은 시간에 할 일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슈머 원내대표는 "(대화가) 좋았고 생산적이었다"면서 "우리 모두 디폴트는 끔찍한 선택지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부채 한도는 미국 정부가 빌릴 수 있는 돈의 최대치를 의회가 설정한 것으로 이를 초과해서 국채를 발행하려면 의회가 한도를 상향해야 합니다.
백악관은 의회가 전임 트럼프 행정부 시절을 포함해 과거에도 78차례나 한도를 상향했고 이번에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정부의 재정 지출을 줄여야 한도 상향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가 조건 없이 부채 한도를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재정 개혁은 별도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두 사안을 연계한 협상이 진행돼왔습니다.
워싱턴포스트와 AP통신 등은 핵심 쟁점은 정부 지출 중 어떤 프로그램을 삭감하느냐로 지금껏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 정부가 다음 달 1일까지 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공무원 월급과 사회보장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국채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는 경제적 재앙을 맞을 수 있다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협상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9∼21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과 연계한 순방 일정을 단축했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