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일본이 미국을 꺾고 통산 3번째 정상에 올랐는데요. 대회 MVP에 뽑힌 오타니는 빼어난 실력은 물론 상대에 대한 존중과 스포츠맨십으로 세계를 매료시켰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결승전을 앞두고 오타니가 라커룸에서 동료들의 투지를 일깨운 화제의 장면입니다.
[오타니 쇼헤이/WBC 일본 대표 : 1루수 골드슈미트, 외야수 트라웃과 베츠, 야구를 한 사람이라면 다 아는 선수들인데, 오늘만큼은 경외심을 버리고 승리만 생각합시다. 가자!]
평소 침착하고 냉정하기로 유명한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서는 이처럼 '열정의 오타니'로 변신했습니다.
전에 없이 큰 제스처와 목소리로 팀의 사기를 높였고, 평소 하지 않던 야외 타격 훈련을 자청해 홈런쇼를 펼쳐 상대의 기를 꺾었습니다.
실력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대회 최고인 시속 191km의 타구 속도와 137m의 비거리, 투수로는 시속 164km의 최고 구속을 모두 기록하는 '만화 같은 야구'를 펼쳤습니다.
그 와중에도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았습니다.
최선을 다한 상대 팀에 모자를 벗어 예의를 표하고 자신을 삼진 잡은 투수에게 사인을 해주는가 하면, 아마추어들로 구성된 체코 팀의 모자를 쓰고 다니며 경의를 보냈습니다.
우승 뒤에도 한국 등 다른 팀들을 치켜세웠습니다.
[오타니 쇼헤이/WBC 일본 대표 : 타이완, 한국, 중국뿐만 아니라 각국의 실력 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어느 나라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훌륭한 대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대회 기간 중 SNS 팔로워가 두 배 이상 급증해 400만 명을 넘어서며 '야구 홍보대사' 역할까지 해낸 오타니는, 3년 뒤 다음 WBC에도 출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