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브스夜] '그알' 정다금 사망사건, 극단적 선택일까 타의에 의한 추락일까…진실은?

[스브스夜] '그알' 정다금 사망사건, 극단적 선택일까 타의에 의한 추락일까…진실은?
1216호에서는 그날 무슨 일이 벌어졌다.

2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1216호에 갇힌 진실'이라는 부제로 정다금 사망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2009년 12월 새벽 전라남도 화순의 한 리조트에서 한 여학생이 추락했다. 12층에서 떨어진 그는 전날 화순으로 체험학습을 온 부산의 한 고등학교 2학년 정다금.

그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추락으로 인한 골절과 장기 손상이 사인이었던 것.

가족들은 문제라는 것은 없었던 다금 양의 갑작스러운 사망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당시 다금 양과 1216호에 함께 묵었던 4인방의 이야기는 달랐다. 다금 양이 용돈과 학업 등의 문제로 고민도 많았고, 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시도까지 했었다는 것.

그리고 당시 마지막까지 다금 양과 같은 장소에 있던 최다정은 다금이 혼자 베란다로 나간 뒤 얼마 후 비명 소리와 함께 추락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이 사건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정리했다.

그런데 석연찮은 점이 있었다. 다금의 깨끗한 얼굴 중 왼쪽 눈두덩이에만 멍 자국이 발견된 것. 이에 가족들은 부검을 의뢰했고 그 결과 면허 정지 수준의 높은 혈중 알코올이 검출됐고, 입 안에서는 다수의 상처가 발견되었다. 이에 부검의는 다금 양의 사인은 추락에 의한 다발성 손상이지만 입 안의 상처는 추락과 무관한 다른 외력에 의한 것이라 소견을 전했다.

그리고 또 다른 전문가들도 이 상처는 폭행이 있었을 때 흔히 발생하는 흔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다시 시작된 수사. 1216호의 4인방은 다금과 함께 술을 마신 후 다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폭행은 없었고 머리채만 잡았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다금의 추락은 다금이 스스로 그런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는 조금 달랐다. 술을 마신 것은 다금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었고, 다금 추락 후 1216호 4인방은 "우리끼리 입을 맞춰야 한다" 등의 말을 했다는 것.

가족들은 주변 친구들의 진술을 통해 당시 다금이 4인방의 모의에 의해 술을 먹게 되었고, 그 후 다금의 휴대폰을 본 임가영이 자신의 험담을 하는 것을 포착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후 분노한 임가영이 다금의 머리채를 잡고 폭언을 했고 1217호에 끌고 와서는 화장실 세면대에 다금의 머리를 여러 번 부딪히게 했는데 이것이 몇 시간에 걸쳐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다금이 추락하던 당시 방에는 최다정만이 있었고, 눈 쌓인 난간에 다금의 발자국이 발견된 것을 보아 이들의 다툼과 다금의 사망에는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임가영에게는 상해 혐의만을 적용시켜 사회봉사 명령을 내렸고 다른 아이들은 혐의 없음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사고 당일 1217호에 묵었던 친구들은 추락 당시 임가영이 1217호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또한 세면대에 얼굴을 밀어 넣기는 했지만 폭행은 없었고 그래서 말릴 생각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한 제보자는 다금 양이 사망한 날 8층 정도의 높이에 묵었는데 베란다 위에서 여자들 다수의 격양된 목소리가 들렸고, 10분 정도 뒤에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당시 상황들을 미루어 추락 현장 3D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떠밀어 추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결론을 냈다. 족적의 위치가 밖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리고 다금 양이 난간을 앞으로 잡은 상태에서 오른쪽 손을 먼저 놓아버렸을 때 현장과 비슷한 추락 지점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다금 양 자력만으로도 가능한 일이나 오른손에 외력이 발생했을 수도 있는 것이라 눈길을 끌었다.

다금 양의 친구들은 당시 다금 양의 핸드폰 속 문자를 확인하고 임가영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임가영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다금에게 "나가 죽든지. 학교 가서 아는 척도 하지 마라"라는 말을 했다는 것.

또한 다금과 가영의 관계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당시 반에서 영향력이 컸던 가영은 미대 입시 준비로 친구들과 서먹하던 다금에게 먼저 다가갔고, 그 후로 가영과 친한 3인방도 다금과 함께 친해졌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임가영은 다금에게 무리한 일을 때때로 시켰고 물건도 자주 빼앗았다는 것. 그리고 임가영은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던 점들도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

임가영에게 학폭을 당한 다수의 피해자들은 "죽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했었다며 다금도 그날 이후 자신에게 벌어질 일을 예상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도 당시 정황을 보아 다금과 4인방의 관계가 친구 관계는 아니며 4인방 관계에서도 임가영의 절대적인 힘이 느껴지는 부분들을 지적했다.

그리고 당시 임가영은 1217호 아이들에게 "다금이는 내가 안 본다고 하면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아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이는 자신의 힘이 그에게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 인지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그날의 진실을 폭로한 제보자를 만났다. 제보자는 복도에서 다금에 대한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1217호 아이들이 아는 내용과 전혀 달랐다. 그리고 제보자는 다금과 동급생들의 졸업 앨범에 없는 다금과 일면식도 없던 사람임이 드러났다.

사실 학폭의 피해자였던 제보자는 다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밝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허위 글을 작상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제작진은 당시 억울함을 호소했던 4인방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기 위해 수소문을 했다. 그러나 수사 결과 아무 일도 없었기에 제작진을 만날 필요가 없다는 이나은, 본인은 다금, 가영과 교류가 없었다며 다금의 추락에 대한 진실을 어떻게 알겠냐는 송라현의 입장만 겨우 들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투신 10분 전 1216호 상황이 가장 중요했다. 그렇다면 당시 상황에 대해 나노 단위로 진술을 받아 검증이 필요했다. 그런데 사망 당시 폭행 가해자가 그 자리에 없었다는 이유로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부인하고 추가적으로 그날 세세하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조사하지 않은 부분이 아쉽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취재 중 당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입단속을 심하게 시켰던 정황이 파악됐다. 이에 아이들은 학생들과 함께 술을 먹고 술에 취해 순찰도 제대로 돌지 않았던 선생님들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 한 행동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또한 당시 생활 지도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다금이 성적 때문에 힘들어하고 평소 우울증이 있어서 그랬던 거 같다고 경위서를 작성하게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리고 경위서에 선생님이랑 같이 술 마신 이런 이야기는 다 빼고 적으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고.

선생님들을 사건 후 "제일 힘든 것은 임가영이다. 위로해줘라"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는 것.

그리고 당시 방을 바꿔달라는 다금의 요청에 담임은 종례 시간에 공개적으로 방을 바꿔줄 사람이 있는지 물었고, 가영이 두려운 아이들은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담임은 가영과 다금의 관계를 알지 못했다며 다금의 방을 변경해달라는 요청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음을 밝혔다.

경위서를 불러준 생활 지도 선생님 또한 학교 내에서 학생들 간의 관계는 잘 몰랐다며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그러한 행동을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당시 경고와 주의의 행정 처분만 받은 선생님들. 이에 전문가는 "피해자를 보호한 게 아니라 오픈한 선생님들이다. 이러면 피해자가 교사나 학교가 도움처라고 느꼈겠냐. 남들에게는 별 거 아닌 것이 누군가에게는 죽음을 생각할 만큼 처절한 고통이었다는 것을 그들을 몰랐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학폭을 학폭으로 바라보지 않았던 당시 분위기를 아쉬워하며 1216호 4인방이 정다금을 스스로 추락하도록 신체, 심리적으로 얼마나 몰아갔는지 극단적인 선택을 부추기는 행위는 없었는지 지금이라도 면밀하게 살펴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가 밝혀진다면 지금이라도 공소시효가 없는 상황에 형사적 책임 충분히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금이라도 진실을 밝히고 싶어 하는 친구들의 진심과 가족들의 간절한 마음을 수사당국이 헤아려주기를 부탁했다. 그리고 4인방의 용기 있는 고백 또한 기다리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