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10간, 12지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60 갑자 중 계묘년입니다. 앞 글자 10간은 각각 목, 화, 토, 금, 수의 오행으로 나뉘는데, 올해의 계는 물의 기운으로 검은색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검은 토끼의 해라 부르죠. 토끼는 민첩하고 영민할 뿐 아니라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전통유물에서부터 현대작품까지 토끼해를 맞이하는 전시들과 함께 그 의미 살펴보겠습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12 지신 가운데 4번째인 토끼, 방위는 정동 쪽이고 시기는 음력 2월, 시간으로는 아침 5시에서 7시 사이에 해당합니다.
[오아란/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 정동 방향은 해가 떠오르는 방향이고, 아침 5시부터 7시까지는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고요. 음력 2월 같은 경우에는 전통적인 농경사회 속에서 1년 농사를 준비하는 기간이에요.]
우리 전통 민화에서 토끼는 2마리 1쌍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부애가 좋고 1년에 수십 마리까지 번식할 수 있어서 다산과 풍요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실생활에서 토끼의 부드러운 털은 선비들의 붓으로, 그리고 토끼 가죽은 겨울 방한용품을 만드는 데 쓰였습니다.
1950~1960년대만 하더라도 저지방 고단백이라며 토끼 고기 섭취가 권장되기도 했습니다.
문화유산 곳곳에 등장하는 토끼는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좋은 기운을 불러들이려는 선조들의 바람이었습니다.
갑옷을 입고 방패를 든 토끼는 통일신라시대 능묘 수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푸른 파도 위의 토끼가 물속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양의 연적은, 육지에 간을 두고 왔다는 기지를 발휘해 간신히 용궁을 빠져나온 뒤 안도하는 모습입니다.
현대 작가들의 해석은 좀 더 현실적입니다.
토끼풀이라고도 풀리는 클로버, 행운의 상징 네잎클로버를 탐하려는 토끼의 모습은 탐욕스러운 인간을 닮았습니다.
움츠렸다 튀어 오르는 토끼의 생동감이 강인한 생명력의 민들레와 어우러지며 올 한 해 힘찬 도약을 기원해보기도 합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