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만 기자>
자동차 온실가스 문제의 해법으로 떠오른 게 전기차나 수소차 같은 무공해, 무탄소 차량이죠.
하지만 의문도 여전합니다.
운행 시 배출가스는 없다지만, 배터리를 만들 때 나오는 엄청난 탄소, 게다가 석탄 발전을 통해 만든 전기라면 친환경이 맞느냐는 거죠.
그래서 차량 운행 시 배출되는 탄소는 일부에 불과하니, 부품 제조 과정부터 폐차될 때까지 배출되는 탄소 총량을 따져야 한다는 게, 이른바 생애주기 전과정 평가입니다.
유럽은 당장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고요, 유럽에 차를 팔아야 하는 우리도 올해 법 개정에 나섭니다.
이를 앞두고 유럽의 한 평가기관에서 현재 시판 모델 60여 종에 대해서 전과정 평가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어땠을까요.
3년째 수소차 넥소를 모는 김 준 씨.
저렴한 연료비는 물론 탄소 배출이 없다는 친환경성을 보고 선택했습니다.
[김 준/넥소 운전자 : (수소가) 산소 O2하고 만나서 결합하면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차량 운행이 이뤄지고), 배출물이 이제 물이 나오는 거죠. 이런 공해가 나오는 게 아니라.]
그런데 유럽의 엔캡이 분석한 결과, 넥소가 전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 총량은 56톤이었습니다.
전기차 중에서 비슷한 중량을 가진 모델 평균보다 50% 이상 배출량이 많았고, 내연기관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평균보다도 5톤 넘게 많았습니다.
수소차에서 탄소 배출이 많은 원인, 연료로 쓰인 수소에 있습니다.
[김광일/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 : (넥소는) 배출량의 70% 가까이는 수소를 생산하고 (운반 저장한 뒤) 연료를 주입하는 데 까지가 온실가스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고요.]
태양광이나 풍력 에너지로 물을 전기 분해해 만든 이른바 그린수소가 아니라, 천연가스에서 만들어진 그레이 수소가 대부분이라서 수소 생산 과정에서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되는 탓입니다.
전과정 평가 결과, 전기차는 수소차보다는 덜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특히 같은 전기차라도 유럽 내에서 석탄 또는 재생 발전 비중에 따라 배출량이 크게 엇갈렸습니다.
[이성호/에너지전환연구소장 : (자동차 운행 시) 연료 소비로부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자동차 연료가) 그린에너지,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졌느냐 아니냐에 따라 진정 청정하고 깨끗한 거냐 (말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전기차, 수소차도 연료 에너지원에 대한 탈탄소 없인 탄소 중립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재생 발전과 원전 조화를 통해 석탄 화력 의존도를 더 낮추고 청정수소의 안정적 조달 방안을 찾는 게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최재영·강경림·최하늘·조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