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무인기에 우리 하늘이 뚫리자, 군 당국은 어제(27일) 서둘러 대책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대책 마련에 앞서 반드시 해야 하는 원인 조사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면서 발표한 대책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이 부분은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북한 무인기에 맞설 우리 군 대책의 주요 내용은 각종 레이더로 무인기를 일찍 포착해 지상 대공화기와 항공기 기관총 등으로 주저 없이 격추하는 적극적 전술입니다.
[강신철/합참 작전본부장 (어제) : 탐지자산은 초기부터 적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도록 적극 운용하며, 타격자산을 공세적으로 투입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도발은 우리 군 탐지자산으로 무인기 서울 침투를 실시간으로 포착한 사실상 첫 사례입니다.
탐지는 했지만, 격추를 못 했던 겁니다.
우리 군은 이미 벌컨, 천마, 비호, 비호복합 등 다양한 대공화기로 무장했습니다.
하지만 성능이 뛰어나다는 비호복합도 소형 무인기의 경우, 1~2km 안으로 들어와야 요격할 수 있습니다.
이번 무인기처럼 작고, 고도 2~3km 이상으로 비행하면 대공화기로 타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전투기, 공격헬기 등 항공전력의 격추 수단은 주로 기관총인데, 총탄이 커서 자칫 대형 민간 피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전시가 아닌 이상 항공전력으로 격추하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군 대책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은데, 그도 그럴 것이 대책 마련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원인 조사는 어제 시작됐습니다.
[이성준/합참 공보실장 (어제) : 전비태세 검열은 오늘(27일)부터 시행이 되고 예하 부대의 작전적 조치 사항의 부족한 것을, 보완할 사항을 찾기 위해서….]
결국 군의 성급한 대책 발표는 북한 무인기의 서울 상공 비행 논란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보여주기식이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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