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중남미 좌파 정부 첫 회동 성사 여부로 관심을 끈 태평양 동맹 멕시코시티 회의가 페루 대통령 불참 여파로 취소됐습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현지시간 2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페루 국회가 페드로 카스티요 대통령의 출국을 허가하지 않았다"며 "오는 23∼25일 멕시코시티에서 예정됐던 태평양 동맹 회의는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직권남용 혐의와 대학 논문 표절 의혹 등 모두 6건의 범죄 가능성에 대해 검찰 예비조사 또는 수사를 받는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은 정치권 일각에서 탄핵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회원국 간 돌아가며 의장직을 맡는 태평양 동맹 관례상 이번에는 페루에서 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정작 카스티요 대통령이 불참하면 회의 자체가 성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취소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과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역시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두 사람은 정회원국 정상급 인사는 아니지만, 이번 태평양 동맹 회의에 초청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태평양 동맹 회의를 계기로 예상됐던 중남미 온건 좌파를 뜻하는 '핑크 타이드' 6개 국가(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페루) 정상급 인사들의 첫 회동도 무산됐습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다음 달 중 페루에서 태평양 동맹 회의를 개최하는 것을 조율하고 있다"며 이마저 어렵다면 아예 다른 나라로 의장국을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중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과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등 다른 태평양 동맹 회원국 정상은 예정대로 멕시코에 방문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입니다.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도 멕시코를 찾습니다.
미국 중심의 미주기구(OAS) 개혁과 중남미·카리브해국가공동체(CELAC) 활성화를 주장하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다른 중남미 정상과의 접점을 더 늘리기 위한 의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전망입니다.
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 등 중남미 주요 4개국을 정회원국으로 둔 태평양 동맹은 경제통합·사회 불균형 해소·성장 제고· 정치적 협력 등을 목표로 설립한 국가 간 협의체입니다.
이들 4개국의 경제 규모는 중남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0%가량인 2조 달러(2천800여조원)에 달합니다.
한·중남미 전체 교역에서 이들 정회원국이 차지하는 규모도 60%에 육박할 만큼 한국에도 중요한 국제기구입니다.
태평양 동맹 참관국(옵서버)인 한국은 준회원국 격상을 바라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