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록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녹조에 독성 물질이 있다는 건 알려져 있었는데 이 독소가 공기 중으로도 퍼진다는 국내 조사 결과가 처음 나왔습니다. 녹조의 독성 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낙동강에서 1.2km 떨어진 공기 중에서도 검출되었다는 겁니다.
먼저 KNN 이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과 부경대와 경북대 등 연구팀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낙동강 주변의 공기에 녹조 독소가 있는지를 연구조사했습니다.
해외 연구는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첫 조사 결과입니다.
낙동강에서 1.2km 떨어진 아파트 옥상 대기에서는 1㎥에서 1.88나노그램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습니다.
미국 뉴햄프셔주 강의 대기에서 검출됐던 최저농도 사례보다 144배 많습니다.
[강미애/낙동강네트워크 집행위원 : 정말로 충격적인 결과인데요. 이 녹조를 그동안 국가는 별일 아닌 것처럼 방치했습니다.]
낙동강 대동선착장의 배 위 대기에서는 1㎥에서 6.8나노그램이 검출됐습니다.
미국 뉴햄프셔주 강의 검출사례보다 523배가 많았습니다.
낙동강 주변 11개 조사지점 대기에서는 모두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습니다.
또 낙동강의 한 유람선 선착장 대기에서는 뇌질환을 일으키는 BMAA가 1㎥에서 16.1나노그램 측정됐습니다.
대기를 통한 유독물질의 흡수는 콧속의 점막이 얇아 더 빠르고 뇌에 더욱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임희자/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 : 바로 코로 들어와서 혈관이나 뇌로 들어가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죠.]
이번 조사 시기는 녹조의 최대 번성기가 아니었습니다.
조사 중인 환경단체 회원의 마스크에서도 남세균이 검출됐습니다.
연구팀은 대기 중에 떠다니는 남세균을 포집해, 남세균 안의 독성물질을 확인하는 조사방식을 활용했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욱 KNN · 전재현 K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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