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침공 200일째를 맞은 우크라이나군이 거침없는 반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패배해 물러나는 러시아군 부대는 애꿎은 화력 발전소 공격으로 맞섰습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군사 시설도 아닌 민간 시설에 보복 공격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이달 들어 자국 영토 약 3천㎢를 수복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서울 면적(605㎢)의 약 5배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과 가까운 러시아군의 군수 보급 중심지 '이지움'의 통제권을 되찾았습니다.
내륙도시인 이지움에 주둔하던 러시아군 장병 수천 명은 탄약과 장비를 버려둔 채 철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최근 미군이 지원한 장거리포와 대공무기로 무장을 강화한 우크라이나군은 대규모 반격 작전을 통해 하르키우 주요 지역 곳곳을 수복하는 한편 러시아군 점령지를 꾸준히 되찾아오고 있습니다.
이는 초기 키이우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막아낸 데 이어 최대 성과로 꼽힙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200일째를 기념하는 연설에서 "200일간 탱크 2천 대, 장갑전투차량 4천500 대, 포대 1천 문, 항공기 250대, 헬기 200대, 드론 1천 대, 함정 15척을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거세지자 러시아군은 황급히 하르키우를 떠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점령군 측이 설치했던 러시아 행정당국은 현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러시아인들과 그들에게 협력했던 주민들의 대피 행렬로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전문가는 "7월 초에 러시아가 점령한 루한스크 지역까지 우크라이나가 진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루한스크 주의 스바토베에서 러시아인들이 대피 중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군 핵심 보급 기지로 활용되던 스바토베는 하루 전만 해도 최전방에서 40㎞ 이상 떨어진 지역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페이스북에서 "점령군이 스바토베를 포기했다"고 주장했는데, CNN방송은 이런 주장을 전하면서 사실 여부를 직접 검증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최근 빨라진 자국군의 반격에 대해 "눈덩이가 굴러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히려 "진격이 너무 빠르면 새로 합류한 러시아군에 포위될 수 있다"며 '속도조절'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밀려난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의 화력발전소를 향해 반격을 가했습니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하르키우 제5 화력발전소가 화염에 휩싸인 사진을 공개하며 "러시아는 우리에게서 빚과 물, 온기를 없애려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공격의 영향으로 하르키우·도네츠크주 전역, 자포리자,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수미 주 일부 지역에서 전력과 수도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