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경비원 수를 크게 줄일지 묻는 입주민 설문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단지에서는 이미 지난 2015년부터 비슷한 움직임이 여러 차례 반복돼왔는데, 또다시 설문조사가 시작돼 여러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파트 정문 앞에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입주자 대표회의가 경비원 대량 감원을 추진하자 이를 반대하는 지역 시민단체에서 내건 겁니다.
[경비원 : 경비원들이 불안해서 일을 할 수가 없잖아요.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고) 주민하고 소통할 수가 없잖아.]
약 4천 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 단지는 '경비원 감축안'과 '현행 유지안'을 두고 입주민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부터 경비원 감축안이 입주민 반대로 무산된 후 네 번째 시도로, 입주민 전체 대상 설문조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감축안은 현재의 경비원 87명을 모두 해고하고 전문 보안업체를 통해 37명을 새로 고용하자는 안입니다.
이렇게 하면 인건비를 대폭 줄일 수 있고, 아파트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주민 (감축 반대) : 경비원분들도 다 생계로 살아가시는데 (인원) 감축하면 인간적으로 그렇잖아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니까.]
[주민 (감축 찬성) : 관리비 많이 나와요, 엄청 많이 나와요. 경비원을 줄여서 (비용을) 다른 데다 효율적으로 쓰겠다는 얘기잖아요.]
그런데 정작 일터에 위기가 닥친 경비원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임득균/노무사 : 본인들을 내보낼지 말지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하는데 경비 노동자의 의사 (반영은) 전혀 없거든요. 아마 지금 많은 경비 노동자들은 (감축을) 모르고 있을 거예요. 이런 사람들의 의사 참여가 필요할 거라고 보여요.]
SBS 취재진은 입주자 대표회의 측에 입장을 물었지만, 취재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