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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쌓인 물건, 거래처 '뚝'…상인 위로한 실종자 가족

<앵커>

이번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로 현장 근처에 있는 상가 상인들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에 가게가 부서지고, 거래도 끊겼는데 사고 책임자들이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현장에서는 피해 상인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서로 미안해하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신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 붕괴 아파트 바로 옆 3층짜리 상가입니다.

문구점과 꽃 도매 가게 등이 있는 곳인데 무너진 건물 잔해가 상가를 덮쳤습니다.

여기가 원래 유리창인데 다 깨져서 바람과 먼지를 막기 위해 천막으로 임시방편으로 막아 놓은 상태고요, 판매해야 하는 필통은 다 이렇게 먼지가 들어찼고, 찢어졌습니다.

그리고 안쪽으로 좀만 더 들어와서 보시면요, 무거워서 제대로 들지도 못하는 시멘트 돌덩어리가 문구점 안까지 들어와 있습니다.

[국경리/인근 상인 : 아무것도 다 팔 수 없어요. 이렇게 된 물건을 신학기에 누가 사겠어요. 무서워서 기자님 같으면 사러 오겠어요?]

물건을 사 가던 거래처들도 하나둘 끊기고 있습니다.

[선문규/인근 상인 : 혹시 언제쯤부터 가능하냐 이렇게는 말씀을 하시죠. 다른 데로 갈까 봐 그런 게 사실 걱정돼요.]

공사 현장에 문제가 있다고 수없이 민원을 제기했던 걸 생각하면 분통이 터지는데, 현장에 온 지자체장의 답은 이렇습니다.

[이용섭/광주시장 : 감독 기관이 구청이기 때문에 제가 후에 확인해 보니까 시에 민원을 낸 건 없어요. 공직자들의 잘못이 있으면 일체의 관용 없이….]

수색은 길어지고 사고에 제대로 책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 상황.

[홍석선/상가 자치회장 : 가장 마음 아픈 게 실종자 가족 대표분이 저한테 죄송하다고 하더라고요. 자기들 때문에 우리가 이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생각을 하시니까.]

삶의 터전이 망가진 상인들과, 가족의 생사도 알 수 없는 실종자 가족들이 서로 위로하며 버티는 현실에 속이 끓습니다.

[안 모 씨/피해자 가족 대표 : 피해를 입은 사람들끼리 서로 '죄송합니다', 서로 '미안합니다', 도대체 미안해야 할 사람이 저희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의 목소리가 묻히는 것도 저희는 원치 않는다는 거죠. 똑같은 피해자인데.]

(영상취재 : 조창현·김용우, 영상편집 : 박진훈, CG : 박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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