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오늘(6일) 서울 여의도에서 첫 지하철 출근길 인사에 나섰습니다.
어제 뼈를 깎는 쇄신의 각오를 다지며 선거대책본부를 새로 출범시킨 만큼 시민 인사를 통한 '새 출발' 의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됩니다.
'지하철역 인사'는 일종의 선거운동 필수코스로 여겨지나, 윤 후보에게는 처음입니다.
윤 후보는 오늘 오전 8시부터 약 40분 동안 여의도역 5번 출구 입구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만나 인사했습니다.
검은색 코트와 정장 차림의 윤 후보는 시민들에게 허리를 숙이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윤 후보는 코로나19 때문에 먼저 요청하는 시민들과 악수를 했고 일부 시민의 셀카 요청에도 응했습니다.
"후보님 응원합니다" 등 응원을 보내는 시민들에게 '손가락 하트'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어린 아이를 만나서는 쪼그려 앉은 자세로 눈높이를 맞추며 "춥겠다. 학교에 가니, 유치원에 가니"라며 인사를 하고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습니다.
수행인원도 최소화했습니다.
오늘 현장에는 수행단장인 이만희 의원이 윤 후보와 함께 서서 인사를 했고, 원희룡 신임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과 사의를 표명한 권성동 사무총장, 김은혜 대변인은 먼발치서 지켜봤습니다.
윤 후보는 인사를 마치며 기자들과 만나 "출근 시간에 워낙 바쁘시니까 혹시 폐가 되는게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또 아침 일찍 일터로 나가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좀 신나게 해드리는 일이라면 언제든 마다않고 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후보는 '이 대표 제안이 영향을 미쳤을까'라는 질문을 받고 "그건 뭐, 국민과 소통을 많이 해야 하니까"라고 웃으며 즉답은 하지 않았습니다.
'지하철 시민 인사'는 이준석 대표가 권영세 신임 선거대책본부장에게 제안한 3건의 '연습문제'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대표는 어제 기자들과 만나 "명시적으로 권 의원에게 '연습문제'를 드렸고, 어떻게 풀어주시느냐에 따라 앞으로 신뢰 관계나 협력관계가 어느 정도 될지 알 것"이라며 관계 개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 제안은 방금 거부됐다"며 "3월 9일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 당 대표로서 당무에는 충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 후보가 오늘 아침 출근길 인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이 대표를 염두에 둔 '연습문제' 풀이 차원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이 대표는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무슨 소리인가. 연락받은 바도 없다"며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심없다"라고도 했습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