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윤동주 시인 탄생 104주년을 알리며 장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서 교수는 "바이두 백과사전을 검색해보니 아직 윤동주 시인의 국적을 중국으로, 민족을 조선족으로 표기하고 있다"며 "오늘 아침 또 바이두 측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 올바르게 바뀌는 그날까지 바이두와 끝까지 싸워볼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서경덕 교수는 "올 한 해 중국의 문화 동북공정이 더 심해졌다. 김치, 삼계탕, 한복, 갓 등 대한민국 전통문화를 중국이 자신의 것이라 주장하는 것도 큰 문제지만, 독립운동가들의 국적과 민족을 바이두에서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 역시 큰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바이두는 윤동주 시인뿐 아니라 윤봉길, 이봉창, 김원봉 등 독립운동가 23명을 조선족으로 표기했습니다. '조선족' 단어를 누르면 '주로 지린성·헤이룽장성·랴오닝성 등 동북 3성에 분포돼 있으며 두만강, 압록강, 목단강, 송화강 유역 등에 집중 거주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또 바이두는 안중근 의사와 안 의사의 사촌 동생 안명근 선생의 국적을 조선으로 표기했는데, 이 '조선' 설명에는 북한 인공기와 함께 북한 소개 사이트를 기재했습니다.
이에 서경덕 교수는 지난해 12월 30일 윤동주 탄생일과 지난 2월 16일 윤동주 서거일 등 여러 차례 바이두 표기 오류에 대한 항의 메일을 보내면서 중국의 역사 왜곡에 적극적으로 맞서왔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서 교수의 이러한 행동을 비판하고 나섰고, 중국 누리꾼들 역시 SNS에서 '한국 교수가 조선족 시인의 국적을 한국으로 수정하라고 요구했다'는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등 서 교수를 비판하는 데 동참했습니다.
이에 대해 서경덕 교수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면서 "제 이런 지속적인 활동들을 좀 두려워하는 모양새인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는 자신의 메일과 SNS 메시지 및 댓글로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을 남기는 중국 누리꾼들도 있다고 전하며 "참 한심한 짓이다. 얼마나 자신감이 없으면 아무런 논리와 근거도 없이 무작정 욕만 내뱉겠냐"고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서경덕 교수는 "인신공격이 도를 넘어 가족까지 위협하는 글을 보면 소름이 돋지만, 진실을 알리는 일이기에 멈출 수 없다. 역사를 바로잡아야 궁극적으로 양국 관계도 진전될 것"이라며 중국의 역사 왜곡에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서경덕 교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중국 누리꾼이 보낸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중국 누리꾼은 "윤동주는 중국 지린에서 태어나고 자란 중국인이다. 교수님 헛소리 그만하시고 제발 진정한 역사를 많이 읽어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서 교수는 이에 "이런다고 윤동주 시인이 중국인이 되진 않는다. 저한테 이렇게 할애할 시간이 있다면, 중국만의 훌륭한 문화를 한번 찾아보시길 바란다"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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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경덕 교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바이두백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