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볼 수 없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북한인데요, 그런 북한에서도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몰래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11.15) : 요즘 평양의 한다 하는 (돈, 권력 있는) 사람들은 남조선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빠져있다. 학습장 크기의 노트텔(휴대용 영상 장비)를 이용해 밤에 이불 속에서 몰래 보고 있다.]
정말 북한에서까지 '오징어 게임'이 유행하는 걸까요?
[김영수/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오징어 게임'에 대한 (북한의) 관심은 사실로 확인은 되지만, 인기가 있다고 장마당에 '오징어 게임' 관련 뉴스가 들어오고, 자료가 들어와도 그것을 용기 내서 볼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북한에서는 남한 드라마를 보려면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북한 정부는 지난해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했는데, 이 법에는 남한 영상물을 보면 최대 징역 15년, 영상물을 유포하면 사형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들어 남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봤다는 이유로 공개 총살당한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A 씨/탈북민 : 보다가 막 수시로 검열이 오기 때문에, 영장 없이 아무 이유 없이 쳐들어갈 수 있는 권한들이 한국 드라마를 단속하는 단속반한테 있어요. 그래서 아무 때나 길을 가다가도, 심한 경우에는 그냥 세워서 핸드폰 검열을 하거든요.]
특히 '오징어 게임'처럼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이 담긴 콘텐츠는 요주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통제해도 볼 사람은 어떻게든 보는 법,
[A 씨/탈북민 : 집에서 지인들이 없을 때 심하기로는 부모님이 없을 때, 이불 속에서 봐야 돼요 진짜.]
남한 콘텐츠를 몰래 유통하는 방법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김영수/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최근에는) SD 카드로 많이 봅니다. 그래서 SD 카드는 단속에 안 걸리기 위해서 콧구멍에다가 두세 개씩 넣고 다니면서, 필요한 사람 있으면 코에서 빼서 주는 콧구멍 카드가 유행하지요.]
북한 매체는 "'오징어 게임'이 남한 자본주의 사회의 끔찍한 민낯을 보여준다"며 비난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자신들의 처지가 '오징어 게임' 참가자와 비슷하다며 오히려 공감했다고 합니다.
▶ 콧구멍에 SD카드 숨겨서 한국 드라마 보는 북한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