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을 205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억제할 가능성을 50%로 높이려면 현재의 석유·메탄가스 매장량 60%와 석탄 매장량 90%를 채굴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댄 웰스비 교수팀은 9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세계 에너지 시스템 모델을 활용해 지구 온난화를 2050년까지 1.5℃로 억제할 확률이 최소 50%가 되게 하기 위해 매장 상태로 놔둬야 할 석유·가스·석탄의 양을 평가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는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하려면 2050년까지 매년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3%씩 계속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화석연료 생산자들이 생산을 제한하고 수요를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화석연료는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8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2050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 세계가 화석 연료의 생산과 사용을 모두 크게 줄여야 한다는 데 동의합니다.
크리스토퍼 맥글레이드 UCL 교수팀은 2015년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2050년까지 온난화를 2℃ 이내로 막을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석유 매장량의 3분의 1과 가스 매장량의 절반, 석탄 매장량의 80%를 채굴하지 않고 땅속에 놔둬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웰스비 교수팀은 이전 연구결과 바탕으로 지구 온난화를 2050년까지 1.5℃로 억제하기 위해 채굴하지 않고 놔둬야 할 석유, 가스, 석탄의 매장량을 추정했습니다.
그 결과 목표 달성 가능성을 50%로만 잡아도 줄여야 할 화석연료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석유 생산은 2015년 추정치보다 매장량의 25%에 해당하는 양만큼 추가로 줄여야 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팀은 2050년까지 전 세계에서 석유와 가스의 생산량을 이렇게 줄여야 한다는 것은 많은 지역이 화석연료 생산량 측면에서 현재 이미 최고점에 도달했거나 10년 안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연구에 사용된 모델에는 온실가스 감축에 필요한 기술의 현장 적용 속도나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돼 있지 않고, 온난화 목표 달성 확률도 50%로 잡았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온난화를 막기 위해 실제 필요한 화석연료 생산 감축량보다 과소평가된 것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