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한 학교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정부는 오늘(10일) 발표한 외교부 대변인 성명에서 사상자 중 상당수가 폭발 당시 하교하던 여학생들로 파악된다며 "이번 공격의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난 8일 카불의 한 학교 근처에서는 차량 폭발 테러가 발생해 최소 68명이 숨지고 165명이 다쳤습니다.
사망자 68명 가운데 7~8명을 제외한 나머지 희생자는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여학생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 1일부터 미군 철수가 본격화되면서 정부군-탈레반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고 곳곳에서 테러도 빈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차량 폭발 테러에 이어, 어제, 오늘도 민간인을 겨냥한 폭탄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오늘 아프간 톨로뉴스와 외신에 따르면 어제 저녁 남부 자불주의 샤르 에 사파 지구에서 버스를 겨냥한 폭탄이 터져 승객 11명 이상이 숨졌습니다.
아프간 내무부는 "버스가 공격 대상이었으며 폭탄은 탈레반이 설치했다"면서 "28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탈레반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어 오늘 오전 중부 파르완주의 풀 에 마타크 지역에서도 버스를 겨냥해 길가에 설치된 폭탄이 폭발하면서 2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습니다.
파르완 병원장인 카심 상인은 "부상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도 포함됐으며 이들은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말했습니다.
이 공격과 관련해서도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탈레반은 미군이 공식 철수를 시작하자 헬만드주 등 여러 곳에서 대규모 공세를 벌이고 있습니다.
탈레반은 미국이 5월 1일까지 모든 주둔군을 철수하겠다고 한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로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다만, 오는 13일쯤 시작되는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피트르' 기간에는 3일간 휴전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입니다.
탈레반과 함께 현지에서는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도 여러 테러를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미군과 동맹군을 5월 1일까지 아프간에서 철군하겠다며 탈레반과 평화 합의에 서명했습니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5월 1일부터 아프간 철군을 시작해 9월 11일 이전에 끝내겠다고 지난달 14일에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배후로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지목하고, 탈레반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당하자 동맹국과 합세해 아프간을 침공했습니다.
이후 미국은 아프간에 친서방 정권을 수립하는 데 성공했지만, 탈레반이 강력하게 저항하면서 양측간 장기전이 계속돼왔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