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지재권 면제 논의에…EU "미국 수출부터 풀어라"

코로나19 백신의 지식재산권 보호 면제를 미국이 지지하고 나선 데 대해 유럽 국가들은 백신 공급에 효과가 별로 없는 방안이라며 미국이 백신 수출규제를 푸는 게 우선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현지시각 8일 코로나19 백신 특허 보호 면제에 반대한다고 거듭 밝히고 미국 내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을 수출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AFP 통신이 전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EU가 코로나19 백신 특허 보호 면제에 관한 미국의 제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나는 특허권을 그냥 제공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해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만약 특허권을 그냥 제공하고 품질이 더 통제되지 않는다면 나는 기회보다 위험성이 더 클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또 더 많은 미국 인구가 백신 접종을 했다면서 백신 시장 개방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은 지재권 면제와 관련해서 미국에 상세 내용을 제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 제안이 테이블에 올라오는 즉시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재권 보호 면제가 단기적으로 "특효약"이라는 생각에 의문을 품고 있으며, "모두가 백신 수출을 활성화하라"고 독려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특허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미국의 제안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에 백신뿐 아니라 백신 원료 수출 금지도 중단할 것을 분명히 요구한다"며 이것이 생산을 막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드라기 총리는 "백신을 자유롭게 하기 전에 미국과 영국이 수출 규제를 제거하는 등의 더 단순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며 "특허를 푸는 것은 백신 생산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