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전국에서 배달대행앱을 만드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다른 배달 앱들보다 수수료를 싸게 해서 코로나로 힘든 지역 자영업자들 부담, 조금이나마 덜어주겠다는 겁니다. 취지는 참 좋은데 막상 지자체 배달 앱을 쓰면 도움보다는 부담이 커지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김민정 기자 먼저 리포트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인천 연수구가 지난달 새로 출시한 공공배달앱.
지역화폐가 연동된 이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인천시 10%, 자치구 7%, 거기에 각 가맹점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할인율까지 적용이 되면 최대 24% 할인된 가격으로 음식을 주문할 수가 있습니다.
할인율이 높아 구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고, 가맹점은 700개까지 늘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가맹점주들은 또 출혈 경쟁을 감수해야 한다며 울상입니다.
가맹점 할인율이 높은 순서대로 앱 상단에 노출시키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최대 할인율 7%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최세환/치킨프랜차이즈 (인천 연수구) : (할인율) 7%를 걸면 앱상에서도 제일 상단에 노출 시켜줘요. 그래서 7%를 해서 (배달이) 하루에 한 8개, 10개씩 (들어왔어요.)]
이 뿐만 아니라 지자체는 사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배달 앱 할인을 지역화폐로까지 확대했습니다.
홀에서 식사하거나 포장 주문할 때도 지역화폐로 결제하면 배달 앱과 같은 할인율만큼 깎아주도록 한 겁니다.
가령 배달 앱 할인율 7%를 선택한 가맹점이 매장에서 지역화폐로 100만 원 매출을 올려도 실제로는 93만 원만 손에 쥘 수 있습니다.
[최세환/치킨프랜차이즈 (인천 연수구) : 홀, 포장 비율이 훨씬 높다 보니까. 7%를 계산해버리면 요기요나 배민이나 그런 것만큼의 수수료가 나가게 되더라고요, 결국에는.]
지자체는 이런 시스템에 동의하지 않으면 공공배달앱에 가입 안 하면 그만이라는 입장입니다.
[인천 연수구청 담당 공무원 : 할인율에 부담을 느끼시면 가입을 안 하셔도 되는 상황이거든요.]
[고홍식/치킨프랜차이즈 (인천 연수구) : (가입) 안 하면 심리적 위축도 되고 장사가 안될 때는 아, 이걸 가입을 안 해서 안 되는 건가? 그런 심정이에요.]
이웃 한 인천 서구도 같은 방식으로 공공배달앱을 운영 중인데, 지자체 사업실적 높이려고 소상공인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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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김민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왜 이런 일 생겼나?
[김민정 기자 :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만들고 있는 이 공공배달앱이 성공하려면 이용자가 상당수 확보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민간 배달대행앱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유인책을 제공해야겠죠. 그렇다 보니 지자체는 가맹점주들이 할인율을 높이도록 유도하고 또 지역화폐와 연계해서 매장에서 먹거나 포장 구입을 해도 지역화폐로 결제하면 할인 혜택을 주는 등의 방식까지 동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부담은 부담대로 커지고 또 경쟁해야 될 배달 앱은 하나 더 늘어나게 된 셈이 된 겁니다.]
Q. 공공배달앱, 과제는?
[김민정 기자 : 공공배달앱은 민간배달앱의 독과점 체제를 깨서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만만치가 않은 상황입니다.]
[성태윤/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결국은 할인 혜택을 통해서 공공배달앱을 지원하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사실상은 세금을 통한 지원이어서 지속적인 활동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민정 기자 : 올해도 여러 지자체들이 너도 나도 공공배달앱 출시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최근 총리실에서는 공공배달앱 실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지자체의 실적 경쟁에 혈세가 낭비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