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정부가 다음 주 중국에서 외교장관회담을 추진하는 사실이 오늘(25일) 확인됐습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기 위해 다음 주 중국으로 출국할 예정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 장관의 방중 추진 사실과 구체적인 회담 일정, 의제, 회담 장소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부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왕이 부장이 지난달 16일 정 장관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 통화에서 중국 초청 의사를 밝힌 것을 상기시키면서 "양측은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 주 한중 외교장관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지난해 11월 26일 서울에서 강경화 당시 외교부 장관이 왕이 부장과 회담한 지 4개월여 만입니다.
회담이 성사되면 양측은 북핵 문제, 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한 양자 협력, 국제 정세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미국이 대 중국 견제를 위해 주요 동맹인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상황에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이 한국에 어떤 요구를 할지 주목됩니다.
최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중국이 민주주의와 인권 등 한미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에 도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한미가 중국에 맞서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연일 내놓았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방한 직후 미국 알래스카에서 중국 측과 난타전을 벌였으며, 그 자리에서 한국과 일본도 중국 정부가 취한 일부 조처에 깊은 우려를 표현했다고 말했다가 왕이 부장으로부터 "미국만의 시각이 아닌가?"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측은 정 장관 방중을 계기로 한국이 미국과 적당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 모종의 메시지를 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왕이 부장의 초청이 블링컨 방한 전에 이뤄지긴 했지만, 블링컨 장관이 다녀가자마자 방중이 이뤄지면서 마치 중국이 정 장관을 불러 경고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