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의 위안부 논문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처음으로 채택되면서, 학계뿐 아니라 지역사회로까지 그를 비판하는 움직임이 번지고 있는데요. 이에 질세라 일본 극우세력이 그의 논문을 반대하는 교수들에게 항의 메일을 보내고, 심지어 살해 협박까지 가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워싱턴 김수형 특파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2007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하버드대 에릭 매스킨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 철회 요구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뒤 일본의 극우단체로부터 항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이 단체는 이메일을 통해 위안부를 매춘부라고 주장하는 근거 자료 4가지를 제시했는데, 여기에는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가 쓴 '반일 종족주의'도 포함됐습니다.
풍부한 역사적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된 이 책을 보면 위안부는 전통적인 매춘부라는 걸 알게 될 거라며 책을 파일로 첨부하기까지 했습니다.
평소 미국 역사학자들에게 위안부 역사 왜곡 자료 폭탄을 보내온 대표적인 극우단체가, 이젠 램지어 논문 반대 교수들을 콕 집어 괴롭히고 있는 겁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 시도에 줄곧 비판적이었다는 이유로 살해 협박까지 받은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알렉시스 더든/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 :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려고 하면서 휴대전화로 이메일을 봤습니다. 그런데 살해 협박 메시지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방향을 돌려서 집에 돌아갔습니다.]
수년간 이어진 살해 협박에 최근 성범죄 합성사진까지 받게 되면서 결국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알렉시스 더든/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 : 심하게 협박을 받을 때는 저희 집을 제일 먼저 지나가는 경찰이 추가로 배치됐습니다. 현재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드리는 말은 사실입니다.]
항의 메일은 물론 살해 협박까지, 역사 왜곡 실체가 공개되는 걸 두려워하는 일본 극우 세력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