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석유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해 4월에 소폭의 증산만 허용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발적 감산을 4월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OPEC+ 석유장관 회의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만 4월 '적정수준'(modest)의 증산을 허용하고 나머지 회원국들은 증산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OPEC+ 장관회의는 성명을 통해 "3월의 생산 수준을 4월에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다만 계절적인 소비 패턴을 고려해 러시아와 카자흐스탄만은 예외로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는 4월에 각각 하루 13만 배럴과 2만 배럴 증산이 허용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는 석유 가격이 과도하게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증산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감산을 4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자발적인 감산 중단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감산을 한 달 이상 끌고 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OPEC+는 4월 1일에 다시 장관회의를 열어 이후 증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시장에서는 추가 증산을 허용할 정도로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인다는 판단에 따라 전체 하루 50만 배럴 규모의 증산 합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OPEC+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 등에 대한 대책으로 지난해 4월 합의했던 계획에 따라 하루 970만 배럴 감산을 실행했다.
이후 OPEC+는 지난해 8월에는 하루 770만 배럴, 올해 1월부터는 하루 580만 배럴로 감산 규모를 축소하는 등 점진적으로 산유량을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수요 감소 추세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으며, 올해 1월부터 하루 200만 배럴을 증산할 경우 과잉 공급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해 50만 배럴 증산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에 따라 OPEC+는 지난 1월 감산 규모를 기존 하루 770만 배럴에서 720만 배럴로 줄이고 1월부터 1~2개월 주기로 회의를 열어 그다음 달 생산량을 결정하기로 했다.
1월 석유장관 회의에서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의 증산만 허용했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2월과 3월에 각각 하루 6만5천 배럴, 1만 배럴씩을 증산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발적으로 2월과 3월에 하루 100만 배럴씩 추가로 감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편 이날 OPEC+의 증산 보류 결정 소식에 국제유가는 5% 안팎의 급등세를 보인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