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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백신 게이트' 일파만파…전직 대통령 등 487명 새치기 접종

페루 '백신 게이트' 일파만파…전직 대통령 등 487명 새치기 접종
대통령과 장관을 포함한 페루 고위층의 코로나19 백신 스캔들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습니다.

페루 일간 엘코메르시오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15일 엘란시스코 사가스티 임시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의 접종이 시작되기도 전에 먼저 은밀하게 백신을 맞은 487명의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사가스티 임시 대통령은 "분노와 깊은 고통을 느낀다" "많은 공무원이 그들의 지위를 이용했다"며 명단을 의회와 검찰 등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가스티 대통령은 접종 개시 첫날인 지난 9일 공개적으로 백신은 맞았습니다.

새치기 접종 명단은 중국 제약사 시노팜 백신의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한 페루 카예타노 에레디야 대학이 제공했습니다.

이 명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비리 의혹으로 탄핵당한 마르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을 포함해 보건부·외교부 장관 이하 공무원들도 다수 포함됐습니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의 접종 사실이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 11일 한 매체의 보도에섭니다.

일간 페루21은 그가 퇴임 전인 지난해 10월 임상시험 중이던 시노팜의 백신을 두 차례 접종했다고 전했습니다.

페루는 남미 이웃 국가들보다 늦은 지난 9일 시노팜 백신으로 의료진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개시했는데, 대통령은 이보다 4개월 먼저 같은 백신은 맞은 셈입니다.

공개된 명단엔 알려진 대로 비스카라 전 대통령과 부인 외에 그의 형 이름도 들어 있었습니다.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많은 국민이 그의 탄핵에 항의해 격렬한 시위를 벌일 정도로 여론의 지지를 받아온 인물이어서 국민의 배신감은 더욱 큰 상황입니다.

지난 13일 접종 사실을 시인하고 물러난 엘리사베트 아스테테 전 외교장관과 필라르 마세티 전 보건장관도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특히 코로나19 대책 책임자인 마세티 전 장관은 의료인 접종이 시작된 후인 지난 10일 "선장은 가장 마지막에 배를 떠나야 한다"며 보건 종사자가 모두 백신을 맞고 난 후에야 자신도 접종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페루는 비스카라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임시 대통령까지 한 차례 교체되는 극심한 정치 혼란을 경험했고, 정부의 백신 확보는 이웃 나라들보다 한참 늦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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