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8일, 터키 일간지 튀르키예 등 외신들은 20대 때 만난 '친구'와 현재까지 함께 살고 있는 63살 레제프 미즈란 씨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1984년 당시 26살이었던 미즈란 씨는 터키 서부 에디르네주에서 친구들과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드넓은 들판을 가로지르던 그때, 미즈란 씨는 고통스러운 듯 몸부림치는 백조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농장을 운영하던 미즈란 씨는 차를 멈춰 세우고 백조의 상태를 살폈습니다. 한쪽 날개가 부러진 백조는 날갯짓은커녕 걷는 것조차 힘겨워 보였고, 텅 빈 들판에는 백조가 몸을 숨길만 한 수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해가 저물면 백조는 꼼짝없이 여우 등 천적에게 목숨을 잃을 처지였습니다.
다친 백조를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던 미즈란 씨는 결국 차에 백조를 태우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부러진 날개를 치료해주면서 백조에게 '가리프'라는 이름도 지어줬습니다.
미즈란 씨의 보살핌 덕에 가리프는 금세 기운을 차렸고, 미즈란 씨를 졸졸 따라다니며 농장 곳곳을 누비기 시작했습니다.
가리프는 날개가 완전히 회복된 뒤에도 쭉 농장에 머물렀습니다. 우편집배원으로 일하던 미즈란 씨가 은퇴를 했을 때도, 미즈란 씨의 아내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가리프는 미즈란 씨의 곁에 있었습니다. 자녀가 없어 혼자 남게 된 미즈란 씨에게 가리프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자식 같은 존재가 되어줬습니다.
올해로 37년째인 이들의 우정에는 놀라운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야생 백조는 12년, 농장에서 키우는 백조는 최대 30년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가리프는 미즈란 씨와 함께 산 세월만 약 40년인데도 지금까지 매우 건강하다는 겁니다.
미즈란 씨는 "가리프는 한 번도 농장을 떠나려 한 적이 없었다. 늘 내 곁을 지켜준다"며 "이제 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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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nadolu Agency' 페이스북, 'Serambi on TV'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