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세·미국)의 11세 아들 찰리가 아빠와 함께 나선 이벤트 대회에서 멋진 이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 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한 PNC 챔피언십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출전자는 가장 나이가 어린 찰리였습니다.
PNC 챔피언십은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 20명이 가족과 짝을 이뤄 출전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이벤트 대회인데, 그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우즈가 올해 찰리와 출전하기로 하면서 개막 전부터 관심을 끌었습니다.
찰리는 2009년 우즈와 전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우즈와 노르데그렌은 2010년 8월 이혼했습니다.
우즈는 찰리를 골프 선수로 키울지에 대해 "찰리의 생각에 달렸다"며 유보하는 태도를 보인 바 있습니다.
그러나 찰리가 8월 지역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한 사실이 알려지고, 우즈를 닮은 여러 면모가 부각되면서 대중 앞에서 처음으로 기량을 펼쳐 보이게 된 이번 대회 출전도 주목받았습니다.
찰리의 '전국 방송 데뷔전'이 된 이날 1라운드에서 우즈 부자는 나란히 보라색 상의에 검은 바지를 맞춰 입고 나와 외형부터 비슷한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습니다.
첫 홀 아빠의 두 번째 샷과 아들의 퍼트로 버디를 합작해 기분 좋게 출발한 '팀 우즈'는 3번 홀(파5) 이글로 신바람을 냈습니다.
특히 이 이글은 찰리가 온전히 스스로 만들어내 아빠 우즈를 비롯한 보는 이들의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이번 대회는 한 팀의 선수 두 명이 각자 티샷을 하고, 두 개의 티샷 결과 중 더 나은 쪽을 택해 두 명 모두 그 지점에서 다음 샷을 하는 방식인데, 티샷부터 찰리의 것을 택했습니다.
이어 찰리가 홀까지 175야드를 남기고 과감한 우드 샷을 날렸는데, 공이 그린에 올라가 홀 1m 남짓한 곳에 붙었습니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한 찰리는 퍼트도 직접 해내며 이글을 완성했습니다.
퍼트를 지켜보고 박수를 보낸 우즈는 아들의 손을 잡으며 기쁨을 나눴고, 함박웃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후 우즈 부자는 4∼7번 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이어갔고, 9번 홀(파4)에서도 한 타를 줄여 전반에만 8타를 줄였습니다.
후반 들어서는 다소 주춤했으나 16번 홀(파4)에서 찰리의 예리한 두 번째 샷이 들어갈 뻔하며 또 하나의 명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날 10언더파 62타를 친 우즈 부자는 14언더파 58타를 기록한 맷 쿠처와 아들 캐머런(13세) 조에 4타 뒤진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AP통신 등 외신은 찰리가 우즈의 스윙뿐만 아니라 티샷을 한 뒤 공이 날아가는 중에 티를 뽑아 들거나, 퍼트하고선 공이 홀 쪽으로 굴러가는 동안 발걸음을 옮기는 행동, 그린에서 기다릴 때 서 있는 모습 등이 빼닮았다며 주목했습니다.
우즈는 경기를 마치고 찰리의 16번 홀 경기에 대해 "완벽한 6번 아이언 샷이었다. 아름다운 스윙을 만들어냈고, 거의 들어갈 뻔했다"며 아들을 칭찬했습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아빠라는 점이지만, 찰리와 나 모두 경쟁심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기고 싶다"고 다음 날 최종 라운드의 의지를 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