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참모' 조남관 차장 호소문 "장관님 한 발만 물러나 달라"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 중인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가 오늘(30일) 오전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한 발만 물러나 달라"며 윤 총장의 직무집행 정지 처분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조 차장은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검찰 개혁에 대한 장관의 헌신과 열망이 이번 조치로 말미암아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어 감히 말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조남관 차장은 "이번 조치가 그대로 진행되면 검찰 구성원들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오히려 적대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해 온 검찰 개혁이 추동력을 상실한 채 명분도 실리도 모두 잃어버리고 수포로 돌아가 버리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를 포함한 대다수 검사는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쫓겨날 만큼 중대한 비위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윤 총장을 두둔했습니다.

추 장관의 검찰 개혁 의지에는 공감하나, 이번 처분은 위법 부당하다는 취지입니다.

또 "총장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살아있는 권력이나 죽어있는 권력이나 차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 공을 높이 세운 것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남관 차장은 검찰 조직이 무너지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조 차장은 "장관께서 이번 조치를 계속 유지하는 한 법원에서 최종 판단이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낭비되고, 그 과정에서 검찰 조직은 갈가리 찢기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총장 임기가 보장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무너진다면 검찰을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중대한 우를 범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조 차장은 추 장관 밑에서 법무부 검찰국장을 지내다 지난 8월, 고검장으로 승진해 대검 차장검사를 맡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