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로 외식 문화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매장에서 식사하는 손님이 줄고 포장이나 배달 수요는 늘었는데 이런 흐름에 발맞춰서 변화를 모색하는 식당들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자영업자들도 참 많습니다. 저희가 시민들에게 외식 형태에 대해 여론 조사한 결과도 함께 전해드립니다.
최재영, 손형안 기자입니다.
<최재영 기자>
손님은 없고 배달만 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막 볶아낸 음식이 포장 용기에 담기고 음식을 받아든 배달원들이 부지런히 오고 갑니다.
[임창민/프랜차이즈 식당 점장 : 오프라인은 예전만 못하는 상황이 보이는 반면, 배달 같은 경우는 상승세가 확실히 인상적으로…]
지난해 문을 연 공유 주방.
처음에는 주로 소규모 업체들이 이용했지만, 코로나 이후부터는 거리에 매장이 있는 큰 음식점들까지 합류해 배달 전용 주방으로 쓰고 있습니다.
[최정이/공유주방 업체 대표 : (지난해에는) 70% 정도가 개인사업자였습니다. 피계약자가. 그런데 올해 들어서 오픈한 ○○점의 경우에는 반대로 70% 가까이 법인 사업자였습니다.]
이미 자본이 있는 식당들은 소비자 변화에 맞춰 배달 시스템 구축에 많은 돈을 투입한 겁니다.
SBS 여론조사 결과 소비자 10명 중 8명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밖에 나가 먹는 외식이 줄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싶어서라는 이유가 63%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런 경향이 금방 끝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코로나 진정 뒤에도 응답자 40%가 예전보다 외식 횟수를 줄일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최정이/공유주방 업체 대표 : 외식의 정의가 (나가서 먹는 게 아니라) 밖에서 만든 음식을 (집에서) 먹는다는 게 더 적합하지 않을까]
외식의 정의가 달라진 현실, 우리가 알던 그 식당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손형안 기자>
이 수제 맥줏집은 최근 배달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모이기 꺼리는 분위기를 감안 해 고육지책,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겁니다.
[강종헌/K창업연구소 소장 : 맥주는 왁자지껄한 분위기, 소주랑 다르게 사람들과 떠들면서 유쾌하게 잔 부닥치는 그런 느낌… (그런데 그런 맥주를 집에 가져가라는 거 아니에요?) 가져가라는 거죠.]
소비자들은 외식을 하더라도 소규모를 선호했는데 모임 인원은 3명 이하가 적당하다는 응답이 33.3%를 차지했고 5명 이상 모여도 좋다는 응답은 15.2%에 불과했습니다.
작은 식당일수록 코로나 시대에 할 수 있는 대책은 많지 않습니다.
이 초밥집의 플라스틱 칸막이는 그중 하나입니다.
[김현웅/초밥집 사장 : 이 칸막이는 저에게는 밥줄입니다. 고객님이 그래도 한 분이라도 오시긴 오실 거니까 안전하게 드실 수 있는 게 어떤 게 있을까 해서.]
이렇게라도 하는 건 식당 이용자들이 식당의 선택 기준을 음식의 맛에서 위생과 방역으로 바꾸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윤자현/서울시 동작구 : (코로나 때문에) 조심스러워서 식당 안가잖아요. 그런데 칸막이 있으니 마음이 조금 놓이죠.]
누구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철거 작업이 한창인 이 호프집, 장사 7년 만에 결국 문을 닫습니다.
몇 달 새 끝모르게 떨어지는 매출에 빚까지 쌓이면서 변화를 시도해 볼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폐업 식당 주인 : (지금) 무슨 매출이 있겠어요. 아무것도 없는데… 오죽하면 손 털고 나가겠어요. 오죽하면… 지금은 아예 희망이 안 보이는 거죠.]
[박제원/철거업체 대표 : 줄도산이죠. 이런 거는 대책이 나와야 돼요.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소상공인들은 계속 줄도산이야. 앞으로.]
우리나라 영세 자영업자의 비율은 25%입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지수는 2015년 이후 가장 낮습니다.
[김소영/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 어려웠던 자영업자들이 부실화되는 게 아마 추가적으로 더 걱정되는 측면이 있었던 것 같고요. 자영업자는 손실이 많이 나는 경우에 나중에 재기하는 게 상대적으로 훨씬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낯선 외식 문화.
우리 경제의 가장 취약한 주체인 자영업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주용진, 영상편집 : 박기덕, CG : 홍성용·최재영·김민아·이예정·성재은, VJ : 정영삼·정한욱·김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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