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6기 집권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어제(16일) 루카셴코 지지자들이 수도 민스크 시내에 모여 맞불 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의 요청으로 친정부 단체 '벨라야 루시'가 주도한 이날 집회는 이날 오후부터 정부 청사가 있는 민스크 시내 독립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친정부 단체의 집회에는 루카셴코 대통령 지지자 2천 명 이상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직접 집회에 나와 지지자들을 상대로 연설했습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오늘 여러분들을 부른 것은 나를 보호해달라고 그런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조국과 독립을 지키고, 가족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습니다.
재선거를 요구하는 야권 시위의 배후에는 외국 세력이 있다는 지적했습니다.
루카센코 대통령은 "누군가가 우리나라를 외국에 넘겨주려 한다면 내가 죽은 뒤에라도 그렇게 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루카센코는 또 80% 이상의 득표율이 조작될 수 없다며 선거 결과에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야권의 퇴진 요구에 대해서는 "물러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그러면 시위대가 우리와 우리 아이들을 죽이고 가죽을 벗길 것"이라며 자진 사퇴 불가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대선 불복 시위는 대선 당일인 지난 9일 개표 결과가 알려진 뒤부터 8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민스크 시내에는 이날 오후 3시까지 약 6만 명의 야권 지지자들이 모였습니다.
서부 도시 그로드노와 동남부 도시 고멜, 동서부 도시 브레스트 등의 주요 도시들에서도 대규모 저항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대는 지난 1994년부터 벨라루스를 철권 통치해온 루카셴코 대통령의 퇴진과 부정으로 얼룩진 대선 재실시, 정치범 석방 등을 요구했습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