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14일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헌법 제1조 문구 중에서 긍정적 의미의 '민주공화국'을 통합당 상징인 핑크색으로 쓴 백드롭.
여야 각 당의 '말 없는 대변인'이 있습니다. 언론사 카메라가 모여드는 각 정당 회의실 벽면에 붙어있는 현수막인데요. '백드롭'이라고도 부릅니다. 아침마다 정당 지도부의 공개 발언과 함께 백드롭에 적힌 문구는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노출되곤 합니다.
최근 미래통합당 백드롭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센스 있게 정치 공세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 새누리당이나 자유한국당 시절의 '노 잼(재미없음)' 이미지를 털어버리고 있다는 건데요.
과거 야당 시절 날카로운 한 마디 문구나 신선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던 더불어민주당은 이제는 집권 여당답게 진중하면서 책임감을 강조하는 점잖은 백드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포토뉴스]에서는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백드롭에 숨겨진 깨알 포인트를 살펴봅니다.
◆ 파격적 발상의 전환
"어, 여기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인가?" 확 달라진 통합당의 백드롭을 한방에 각인시킨 사진이죠. 백드롭 전체에 민주당 색깔을 쓴 통합당의 파격적 실험은 꽤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백드롭을 기획한 김수민 통합당 홍보본부장은 "민주당에 고발당할 수도 있다는 걸 전날까지 고민하며 지도부와 상의했는데, 김종인 위원장과 김선동 사무총장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하자고 했다"고 후일담을 전했습니다.
◆ 색깔 공세도 달라졌다?
종북좌파, 수구우파 등 과거 여야는 정치적 이념을 나누는 적나라한 문구로 색깔공세를 펴곤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엔 진짜 '색깔'을 공세에 활용하고 있는데요.





◆ 속도감 있는 이슈 대응 '타이밍'
민주당에 비해 최근 통합당의 백드롭이 회자되는 이유 중 하나는 '타이밍'입니다. 6월부터 석 달째 '일하는 국회, 코로나·경제위기 극복' 한 종류의 백드롭을 쓰고 있는 민주당에 비해, 통합당은 7월 이후 최근 한 달여 동안 8번 백드롭을 교체했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진성준 의원 발언을 인용한 백드롭처럼 민주당 인사들의 말실수나 실책이 나오면 즉각 백드롭에 반영하는 '기동성'을 발휘한 겁니다.


◆ 일관된 콘셉트를 잡아라
통합당의 백드롭 변화는 지난 6월 29일 임명된 김수민 홍보본부장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김수민 본부장은 '허니버터칩' 포장으로 유명한 디자인 전문가이자 20대 국회의원이죠. 김 본부장은 "7월에 선보인 백드롭은 '국민의 질문' 시리즈로 콘셉트를 잡았다"고 했습니다.



◆ 백드롭은 백드롭답게!
백드롭은 원래 각 정당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이슈나 정책 어젠다를 담아왔습니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백드롭은 이런 본질적 기능에 충실한 모습인데요.


◆ '셀프 디스'라도 좋다, 눈길만 끌 수 있다면…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이나 자유한국당 시절 백드롭은 선언적이고 계도적인 메시지가 많아서 크게 눈길을 끌지 못했습니다. 그 중에 회자됐던 것이 스스로 과오를 지적했던 이른바 '셀프 디스'였는데요.


하지만 이 백드롭을 선보인지 한 달여 뒤에 20대 총선에서 참패를 했고, 그 해 연말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통령 탄핵에 이르게 됐습니다.
백드롭에 담긴 내용을 보여주는 데 머무를 것이 아니라, 실질적 변화와 실천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포토뉴스'입니다.
(사진=연합뉴스, SBS뉴스 영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