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최대 규모의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를 더 무겁게 처벌할 수도 있는 미국에 보내지 않고 풀어준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 사이트에는 그 재판을 맡았던 판사의 신상까지 공개됐는데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악성 범죄 혐의자를 온라인에 가둔다는 이른바 디지털교도소 사이트입니다.
공분을 일으킨 강력 범죄 혐의자 신상을 30년간 공개해 심판한다는 게 사이트의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고 최숙현 선수 가해자로 지목된 감독 등 벌써 140명 넘게 신상이 공개됐습니다.
이 사이트에 '향정신성 식물 솜방망이'란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여기에는 손정우의 미국 인도를 허가하지 않은 부장판사의 사진과 신상이 담겨 있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이 흉악 범죄를 키웠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서승희/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 : 국내 수사와 사법 체계에 대한 불신이 너무 심하다 보니까 개인적 보복, 혹은 사회적 처벌 (차원에서) 이런 시도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향해야 할 방향은 아닌 거죠.]
표현의 자유와 공익을 내세우지만 이런 신상털기는 사적인 제재로 억울한 피해자가 나올 수 있고 2차 피해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정완/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범죄자는 철저히 처벌하고 자기들은 잊혀졌으면 좋겠다는 게 피해자의 기본 입장인데… 가해자만 올리는 것처럼 올리지만 사실은 피해자들 내용도 알게 모르게 공개되는 것이고….]
중남미에 있다고 주장한 사이트 운영자는 신상공개가 불법임을 알지만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해당 사이트가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 등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김남성,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