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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격리'에도 코로나19 안 잡히는 페루…확진자 10만 명

'전 국민 격리'에도 코로나19 안 잡히는 페루…확진자 10만 명
남미 페루가 엄격한 봉쇄 조치와 대규모 검사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세를 좀처럼 잡지 못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현재 페루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9만9천483명이다.

중남미 전체에서 브라질 다음으로, 전 세계에선 12번째로 많다.

최근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이날 중으로 1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는 2천914명이다.

페루는 중남미에서 가장 먼저, 가장 엄격한 봉쇄 조치를 시작한 국가 중 하나다.

지난 3월 16일부터 전 국민에게 강제 격리령을 내리고, 생필품이나 의약품을 살 때만 제한적으로 외출할 수 있도록 했다.

육로와 항로, 해로 국경을 모두 닫고 입국은 물론 출국까지 막았다.

페루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열흘 만에 내려진 조치였다.

중남미 다른 국가들에 비해 코로나19 진단 검사에도 적극적이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인구 3천300만 명의 페루는 지금까지 68만 건의 검사를 시행했다.

인구 대비 검사 건수가 칠레와 더불어 중남미에서 가장 많다.

마스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의 적극적인 대책에 대한 여론의 지지도 높았다.

그러나 페루의 코로나19 위기는 쉽사리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전날 페루에선 4천55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일일 최다 기록을 고쳐 썼다.

격리령은 연장을 거듭해 두 달을 넘겼는데 코로나19가 안정세에 접어들기는커녕 언제일지 모를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상황이다.

페루보다 인구가 4배쯤 많고 여전히 자택격리가 권고 수준인 멕시코(누적 확진자 5만4천346명)보다도 확진자가 훨씬 많다.

엄격한 봉쇄에도 페루의 코로나19 확산이 잡히지 않는 것은 국민의 준수 태도 때문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있다.

페루 의사 겸 방송인인 엘메르 우에르타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페루 정부의 대응은 시의적절했다. 중남미에서 봉쇄를 시작한 첫 나라였다"며 "문제는 사람들의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는 "격리 8주째인데 하루 수천 명이 확진을 받는다는 것은 격리 기간 중 감염됐다는 것이고 결국 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특히 북부 해안가와 아마존 밀림 지역은 빈번한 격리 위반과 부실한 의료체계가 맞물려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일을 안 하면 굶어야 하는 빈민들 입장에선 마냥 집에 갇혀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페루엔 비공식 노동자나 비정규 노동자의 비율이 70%에 달한다.

수도 리마에서 일하던 지방 사람들이 일이 끊겨 집세를 내지 못하자 봉쇄를 뚫고 고향까지 먼 길을 걸어가기도 했다.

전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을 받았다고 전한 비스카라 대통령은 "정부의 지침을 착실히 지켰기 때문에 음성이 나왔다"며 국민에게 집에 머물 것을 다시 한번 당부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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