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국인 등 외국인 '식별' 강화하는 中…출입증도 다른 색으로

한국인 등 외국인 '식별' 강화하는 中…출입증도 다른 색으로
▲ 중국 상하이 지역 한 아파트 단지가 새로 발급한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대상 임시 출입증

중국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역유입'을 막는다면서 아파트 단지별로 한국인 등 일부 국적 외국인들의 출입 통제를 부쩍 강화하고 있습니다.

상하이 교민사회에 따르면 한인 밀집 지역인 훙차오진의 A 아파트 단지는 지난달 28일 공고를 내고 4가지 색깔로 된 임시 출입증을 새로 발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상하이 토박이로서 주택 소유주인 사람은 옅은 파란색, 중국인 세입자는 빨간색, 외국인은 진한 파란색, 임시 방문객은 노란색으로 각각 구분합니다.

아파트 측은 출입문을 지키는 경비원과 아파트 직원들이 대상자별로 각각 다른 수위의 관리 조처를 하기 위해 색깔이 다른 임시 출입증을 발급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조치는 이 단지의 외국인 주민들이 드나드는 것을 쉽게 파악하기 위한 조처입니다.

이 단지 내 외국인 중 다수는 한국인들입니다.

훙차오진 관할 구역에만 약 2만8천 명의 외국인이 거주 중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한국인입니다.

중국의 경제 중심 도시인 상하이는 수도 베이징과 더불어 우리나라 교민이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입니다.

최근 상하이시를 비롯한 중국 여러 지역의 아파트 단지들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국' 국민들의 관리를 강화하라는 정부의 지침을 받고 한국인 등 외국인 관리를 부쩍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상하이 아파트서 임시 출입증 신청하는 외국 주민들
상하이의 대부분 단지는 주로 한국과 일본 국적 주민들 상대로 이 같은 관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구베이 지역의 B 아파트 단지도 현지시간 1일부터 한국인과 일본인, 타이완인에게만 하늘색 임시 출입증을 새로 발급 중입니다.

이 아파트는 일주일 전부터 격리 대상이 아닌 한국인과 일본인 주민도 아파트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올 때마다 정문에서 반드시 성명, 출입 일시, 측정 체온, 전화번호를 기록하도록 요구합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규모 인원 강제 격리와 막대한 경제 타격을 감수한 극단적인 인구 유동 억제 조치를 통해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질병 확산을 통제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우한 등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 지역의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7일 9명을 기록한 이래 28일 4명, 29일 3명에 이어 지난 1일 6명으로 한 자릿수를 유지 중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한국과 일본 등 인접국과의 인적 교류 와중에 코로나19가 역유입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코로나19 유입 방지 조치 강화가 한국 등 특정국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에서 입국한 자국민을 대상으로도 동일한 수준의 지정 시설 격리 등 강제 방역 조처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동북아에서는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가장 심해진 상황이어서 입국 승객 강제 격리 등 중국의 강화된 코로너19 역유입 방지 정책이 실질적으로 한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B 아파트가 외국인들에게 임시 출입증을 발급해주면서 각자 써내도록 하는 서류의 질문 항목에는 '최근 대구 또는 경북을 다녀온 적이 있는가' 등 한국에 관한 질문만 나와 있고 일본이나 타이완 등 다른 나라와 지역에 관한 항목은 없었습니다.
임시 출입증 발급을 위한 서류에 적힌 대구·경북 방문 이력을 묻는 항목
또 보통의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한국인을 경계하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중국의 여러 아파트 단지에서는 정부의 정책과 관계없이 현지 주민들의 반대로 최근 한국에서 돌아온 우리 국민 여럿이 자기 집에 들어가지 못 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중국 정부와 각 지역의 통제에 우리 국민들도 협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현지 정부의 방침에도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차별적이고 불합리한 조치가 일부 나타날 수 있어 교민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