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보시는 건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가 문제가 되면서 우리나라로 도로 가져온 쓰레기들입니다. 가져온 뒤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는데 이 폐기물 일부를 비롯한 수천 톤 쓰레기를 가져다가 남의 창고에 쌓아놓고 잠적했던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박찬범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불법 폐기물이 창고를 가득 채웠습니다.
내부에는 발 디딜 틈이 없고 바로 옆 저장 공간은 넘친 폐기물이 문을 부수고 나왔습니다.
폐기물 무게를 견디지 못한 외벽도 무너져 내리기 직전입니다.
폐기물 불법 투기 조직이 남의 창고를 임대한 뒤 벌인 짓입니다.
이들 조직은 일반 쓰레기뿐만이 아니라 공사 현장에서 나온 건축 폐기물과 유리 섬유 등 특정 폐기물까지 이곳에 불법 투기했습니다.
환경부는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경북 영천 3곳과 상주 1곳에서 폐기물 7천300여 톤을 불법 투기한 일당 9명을 적발했습니다.
이들은 시중보다 싼 가격에 쓰레기를 처리해 주겠다며 폐기물 사업자에게 접근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타인 명의로 지방의 창고를 임대했습니다.
이후 창고 소유주 몰래 폐기물을 가져와 버린 뒤 잠적하는 방식으로 8억 7천만 원어치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임대 창고 소유주 : 수건돌리기죠. 계속 이 쓰레기를 돌리더라고요. 그러면서 이제 이 친구들(폐기물 투기 조직)이 여기 있던 쓰레기가 다시 이쪽으로 갔다가…]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 현지에서 큰 물의를 빚고 지난해 국내로 돌아온 쓰레기도 소각되지 않은 채 이들 조직의 손을 거쳐 이곳에 버려졌다는 게 환경단체의 설명입니다.
[서봉태/한국녹색환경협회 환경관리단장 : 물건이 인천에서 왔고, 인천서 온 게 필리핀에서 되돌아온 것이다, 그렇게 조사가 됐고, 불법유통이 되는 것은 유통 자체가 관리가 안 된다는 겁니다.]
검찰은 일당 9명을 모두 재판에 넘기고 범죄 수익 환수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김준희, CG : 김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