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첫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속속…추가 감염 우려 '촉각'

영남지역 첫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이 속속 드러나면서 지역 내 추가 감염자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뿐만 아니라 인근 시설들도 현재 출입을 통제하고 종사자들은 자발적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

확진자 가족이 다니는 회사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늘(18일) 대구에 거주하는 국내 31번째 확진자인 61세 여성 A씨가 입원했던 수성구 범어동 모 한방병원.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한 A씨는 이튿날부터 대구의료원으로 이송 당일인 어제까지 이 병원 6층 4인실에 홀로 입원해 지냈습니다.

이 기간 A씨는 2차례 남구 모 교회 예배에 참석했으며, 지난 15일에는 지인과 동구에 있는 호텔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병원 측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고열 증세를 보여 독감 검사를 받았으나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3일 뒤 실시한 독감 검사에서는 '음성과 양성의 중단 단계'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에 병원은 지난 15일 CT 검사를 했고 폐렴 증상이 나타나자 A씨에게 보건소 검사를 권유했습니다.

그러나 A씨는 "확진자를 만난 적도 없고 해외에 나가지도 않았다"며 검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열이 계속 나자 병원 측은 어제 A씨를 설득해 수성구 보건소로 보냈고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나왔습니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진 오늘 병원 측은 오전부터 건물 입구를 승용차로 막아놨고 주차장 입구도 폐쇄했습니다.

또 병원에 남아있는 나머지 환자 33명도 오늘 중으로 대구의료원으로 이송할 예정입니다.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약국과 금융기관 지점도 임시 휴업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직원 7명이 근무하는 금융기관 지점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문을 닫았으며 직원 모두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A씨가 다녀간 수성구 보건소와 호텔 등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보건소 측은 어젯 밤과 오늘 오전 2차례 시설 내부 전체를 방역했고, 현재 1~3층 민원실도 폐쇄했습니다.

A씨와 접촉한 직원과 공익 요원 등 11명은 자가격리 조치했습니다.

동구 호텔은 오늘 휴업에 들어갔으며 오전 11시부터는 동구 보건소 직원 등이 출입을 통제하고 방역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오후부터는 대구시 역학조사반에서 내부 조사도 벌였습니다.

호텔 측은 영업 재개 여부를 두고 회의를 거듭했습니다.

A씨 아들 B씨가 다니는 달성군 한 자동차부품업체도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회사 측은 오늘 오전 B씨를 긴급 자가 격리 조치했으며 사무실 등을 소독했습니다.

B씨와 같은 공간에서 일하던 동료 직원 10여 명도 조퇴를 했으며 외부인 출입은 철저히 통제됐습니다.

회사 측은 조만간 B씨 확진 여부가 드러나는 만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혹시라도 B씨가 확진자로 판명되면 공장 가동 중단 등 방역 당국의 요청에 따를 계획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A씨가 입원한 한방병원 소속 간호사의 자녀가 다니는 수성구 한 유치원도 원아들을 귀가시키고 당분간 휴원키로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