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출범 보름 앞…'지도체제' 놓고 한국·새보수 기싸움

보수·중도 진영의 통합신당 출범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통합신당의 지도부 구성을 두고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오늘(5일) 국회에서 비공개회의를 갖고 내일 출범하는 통합신당준비위원회(신당준비위) 위원장·위원 선임 논의를 이어갑니다.

신당준비위는 각 정당이 대표자 1인씩을 파견하고 시민단체 대표자도 일부 참여하는 '5인 준비위원장 체제'로 구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형준 혁통위원장과 장기표 국민소리당 창당준비위원장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신당준비위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혁통위는 오는 20일쯤 신당을 출범시키겠다는 구상이어서 신당준비위의 활동 기간은 2주 정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통합신당이 출범해 총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최고위원회의와 공천관리위원회, 선거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들 지도부의 구성을 놓고 통합의 양 축인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사이에 막판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한국당은 총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한국당의 최고위와 공관위를 확대·개편해 통합세력을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논의 중입니다.

통합신당이 출범하더라도 전당대회를 열어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이에 따라 공관위, 선대위를 꾸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통합 논의에 정통한 한 한국당 의원은 언론 통화에서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와 공관위에 통합세력 몫의 위원직을 추가 배정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새보수당은 이런 방안이 논의되는 것 자체에 부정적입니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통합신당의 최고위나 공관위 구성에 대해서는 양당 통합 추인 기구에서 논의할 문제이고, 한국당에서 공식적으로 전해온 것은 전혀 없다"며 "통합추인기구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르게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 지도부에 통합세력이 합류하는 형식의 지도부 구성은 마치 통합세력이 한국당으로 흡수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혁통위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방안에 대해서는 혁통위원 사이에서 '왜 한국당 체제에 얹혀가나'라는 반발이 나올 수 있다"며 "혁통위에는 정당뿐 아니라 시민단체, 중도세력 등이 함께 하는 만큼 이분들의 목소리도 반영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위원장의 회동에서 지도체제에 대한 '담판'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신당 출범이 코앞에 닥친 만큼 두 사람의 회동도 임박했다는 전망입니다.

유승민 위원장도 지난 3일 "이번 주중에 직접 만나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이번 주중 회동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유 위원장은 지난달 황 대표의 조찬 회동 제의에 "협의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어느 정도 논의가 무르익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박형준 혁통위원장이 새보수당에 통합신당 참여 여부를 오늘까지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한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오늘 또는 내일에는 두 사람이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편 한국당은 통합과 관련해 당명 변경을 안건으로 내일 오전 의원총회를 엽니다.

의총에서는 당명 변경뿐 아니라 통합의 구체적인 방향, 지도부 구성 등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