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정부가 지난 2015년에 체결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어제(27일) 재판관 전원일치로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합의에 불과하기 때문에 헌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입니다.
배준우 기자입니다.
<기자>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정부 당시 체결한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가 헌법을 위반했는지를 따져달라는 사건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난 2016년 위안부 피해자들이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낸 지 3년 9개월 만입니다.
각하 결정이란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위헌 여부를 따질 대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본안인 기본권 침해 여부를 심리하지 않고 헌법재판소가 사건을 종결한 것입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당시 합의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외교상 조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서면 합의가 아니었고 조약에 부여하는 명칭이나 조문 형식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조약이 아니라고 봤습니다.
결국 추상적인 선언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는 합의로 보는 것입니다.
[이황희/헌법재판소 공보관 : 한일 간의 합의가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두 나라 간 합의 과정에서 피해자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동준 변호사/피해자 측 대리인단 : 결국은 공식적인 협상이라든가 이런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이런 합의를 파기하거나 재협상하는 과정으로 나가야 되는 단초를 마련한 것이 아닌가.]
변호인단은 결정문을 검토한 뒤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