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패스트트랙 법안 중 검찰개혁의 핵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에 대해 일부 야당과 '우선 합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유한국당을 뺀 다른 야당들과 민주당이 패스트 트랙 공조 복원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일단 패스트 트랙 법안 처리 과정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민주평화당과 대안신당에 이를 제안했습니다.
민주당 전 원내대표인 홍영표 의원은 최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를 찾아 공수처 설치법안 처리를 추진하는 결의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홍 의원은 대안신당 유성엽 대표도 찾아 같은 내용을 제안했습니다.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는 등 선거제 개혁안에 대한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지렛대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민주당의 이 같은 전략이 통하려면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야당들의 협조가 관건이지만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동영 대표는 홍 의원에게 '선거제 합의 처리까지 묶어서 입장 표명을 하자'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공수처와 선거제에 대해 야 4당이 함께 합의안을 만들어서 처리한다는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안신당 유성엽 대표 역시 선거제와 공수처 설치법안을 동시에 처리한다는 당초 원칙엔 변함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민주당이 공수처 설치법안의 우선 처리를 위한 전략 마련에 돌입했을 때도 야당은 '선거법 개정안을 선(先)처리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깨는 것'이라 반발하면서 차질을 빚은 바 있습니다.
지난달 23일 바른미래당·정의당· 평화당·대안신당은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수처법부터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당초 합의대로 선거제 개혁안이 처리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패스트 트랙 법안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한 민주당 의원은 공수처 설치 법안에 대해서는 선거법 개정안보다 여야 간 상대적으로 이견이 적어 수정안 합의를 먼저 시도하는 것이라며 공수처 법안만 분리해 먼저 처리하자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