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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10분이면 될 걸…" 계류 중인 아이들법 부모 '탄식'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안전의 질을 강화하는 '민식이법'이 21일 법안심사소위 의결로 국회 첫 문턱을 넘은 가운데, 안전사고로 희생된 아이들의 부모가 아직 계류 중인 '해인이법' '태호유찬이법' 등 법안 처리를 거듭 촉구했습니다. 

3년 7개월여 전 네 살 딸을 하늘나라로 보낸 故 이해인 양의 부모 이은철 씨와 고은미 씨는 21일 국회를 찾아 '민식이법'이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처리되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해인이는 2016년 4월 경기 용인시의 한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차량사고로 숨졌습니다. 해인이법은 13살 미만의 어린이에게 위급한 상태가 발생하거나 발생했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을 경우, 누구든지 응급 의료기관으로 옮기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는 법안입니다. 어린이 안전사고를 방치하면, 징역 1년 이하 혹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습니다. 

해인 양의 부모는 이날 '민식이법'이 처리된 뒤 기자들과 만나 "(해인이법은) 3년 7개월을 기다렸다. 발의만 하면 다 되는 줄 알았다"면서 "이렇게 10분 만에 될 것을 여태 한 번도 돌아봐주지 않았다는 게 너무나 화가 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간이 촉박하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저희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며 "대한민국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안전한 사회에서 교육을 받고 뛰어놀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5월 인천 송도 축구클럽 차량 사고로 목숨을 잃은 故 김태호 군의 부모도 '태호·유찬이법'를 비롯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습니다. 태호·유찬이법은 올해 5월 인천 송도 축구클럽 차량사고를 계기로 표창원 민주당 의원,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 이용호 무소속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 4건 및 이정미 의원이 대표발의한 체육시설의 설치ㆍ이용에 관한 법 일부개정안입니다. 어린이 통학차량 신고 대상을 넓히는 등의 내용입니다.

태호 군의 부모는 "아이들 이름을 딴 법안 22개를 전체적으로 훑었다면 너무 감사할 것 같은데, 한 가지 지시가 내려왔다고 해서 그것만 10분 만에 해결됐다고 하니까 솔직히 더 화가 난다. 그 부분은 물론 잘 된 건데"하며 탄식했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 대화' 자리에서 민식이법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습니다. 

안타까운 사고로 희생된 아이들의 이름을 새긴 채 20대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해인이법, 태호·유찬이법 외에도 한음이법, 하준이법 등 22개입니다.

하지만 여태 계류 중인 상태로 내년 4월 20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면 법안들은 자동 폐기됩니다. 같은 사고가 번복되지 않길 바라는 부모들의 호소가 더 애가 타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하륭, 영상편집 : 박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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