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인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마이크를 잡더니 "내가 많이 배우면서 하고 싶다. 정지석은 카메라 앞에서 변한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라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전광인과 정지석은 서로를 치켜세우며 행사장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각자 인터뷰에선 이번 시즌에 대한 포부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유력 우승 후보팀의 주축 공격수답게 둘은 한목소리로 '통합 우승'을 외쳤습니다.
V리그에선 2013-2014시즌 삼성화재의 통합우승 이후 5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우승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쓴맛을 봤습니다. 이 때문에 챔프전 우승을 하려면 정규리그 2위를 해야 한다는 농담 아닌 농담까지 생겼습니다.
전광인은 "통합우승을 꼭 하고 싶다"며 "몇 년째 통합우승팀이 나오지 않았는데, 우리가 그 시작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한층 좋아졌다는 자신감이 전광인에게 통합우승에 대한 기대를 키웠습니다. 그는 "새 외국인 선수로 레프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들어오면서 문성민 형이 라이트로 갈 수 있게 됐다"며 "좌우 날개 공격이 지난 시즌보다 더 좋아지면서 공격 루트가 다양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지석 역시 통합우승에 대한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는 "작년에 개인 성적은 다 이뤘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통합 우승을 하고 싶다. 이번 시즌 또는 내년 시즌이 통합 우승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통합 우승 쪽에 무게를 두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주말 막을 내린 KOVO컵 대회에서 우승하며 기분 좋게 새 시즌을 출발했습니다. 그럼에도 정지석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올 시즌은 쉽지 않을 거 같다"고 밝힌 정지석은 "1~2라운드에 승부를 봐야 할 거 같다. 내년 1월 대표팀 차출 선수 공백을 잘 대처하고, 다른 팀이 못했을 때 승리를 해야 한다"며 시즌 초반 독주가 통합 우승의 '열쇠'라고 설명했습니다.
V리그 정상급 레프트 전광인과 정지석의 다부진 포부에서 이번 시즌 개막이 멀지 않았음을 느꼈습니다. 전광인과 정지석의 통합 우승 경쟁, 여기에 전설의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의 복귀, 최태웅-석진욱-장병철 절친 감독의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까지. 이번 시즌 V리그 남자부는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질 전망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