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섭, 2011 대구육상 20㎞ 경보 동메달…러시아 선수 도핑 적발

한국 경보의 간판 김현섭(34세·삼성전자)이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 경보 동메달리스트로 공인받았습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오늘 대한육상연맹에 공문을 보내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 경보 메달리스트 중 러시아의 스타니스라프 에멜야노프(기존 3위)를 도핑 위반으로 적발했다. 4위였던 김현섭이 동메달 수여 대상자가 된다"라고 알렸습니다.

IAAF는 공식 홈페이지에도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 경보 경기 결과에서 김현섭의 순위를 3위로 정정했습니다.

IAAF는 9월 27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하는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중 메달 수여식도 열 계획입니다.

8년의 세월이 지난 뒤에 메달이 진짜 주인을 찾은 것입니다.

한국 경보의 간판 김현섭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 경보 결선에서 1시간 21분 17초로 6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건 러시아의 발레리 보르친과 블라디미르 카나이킨의 기록이 2016년에 뒤늦게 취소되면서 김현섭의 순위는 4위로 정정됐습니다.

보르친과 카나이킨은 2016년 실시한 '과거 샘플'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선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기록이 삭제됐습니다.

이렇게 4위로 올라갔던 김현섭의 순위는 이번에 또 러시아 선수의 도핑 규정 위반이 확인되면서 3위로 한 계단 더 올라갔습니다.

늦긴 했지만, 김현섭은 역대 한국 선수 중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딴 선수로 기록됩니다.

더불어 한국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후 떠안았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노메달 개최국'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났습니다.

김현섭은 "몇 년이 지난 후 (2016년에) 러시아 선수 두 명이 도핑에 걸려 4위까지 순위가 올랐고, 이번에 또다시 러시아 선수 한 명이 도핑에 걸려 3위로 올라가게 돼 얼떨떨하지만, 기분이 정말 좋다"라고 메달리스트가 된 소감을 밝혔습니다.

김현섭은 현재 올해 도하 세계선수권 톱 10 진입을 목표로 훈련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