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장 강력한 중동 지역 동맹 가운데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가 미·이란 분쟁 시 자국에 미치는 파장을 우려, 미·사우디 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 보도했다.
UAE는 만약 미·이란 간 전쟁 발발 시 자국이 대이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미국으로부터 제대로 보호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이 이란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페르시아만에 함정을 파견한 이후 UAE는 자국 해안경비대 대표단을 이란에 파견해 해상 안전 문제를 협의했으며 이는 이란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정책과 배치하는 것이라고 WP는 지적했다.
특히 지난 6월 UAE는 자국 연안에서 선체 부착 폭탄에 의한 유조선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 미국 및 사우디 대열로부터 벗어났으며 이란을 비난하지 않고 있다.
UAE는 또 그동안 미국의 지원으로 사우디와 함께 인접 에멘 내전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과 싸워 왔으나 예멘 주둔 병력을 감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우디 등이 주도해온 예멘 친정부군에 내분이 발생하면서 지난주 UAE가 지원하는 분리주의 세력이 친정부군 거점인 아덴의 주요 거점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그동안 미국의 전 세계 대테러전에서 미군의 가장 강력한 지원 세력이었으며 이슬람국가(IS) 소탕과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UAE 알·다프라 소재 미 공군기지가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미국과의 밀접한 관계로 미·이란 전쟁이 발발할 경우 UAE가 최전면에 노출될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UAE 지도부는 긴장 완화를 촉구하면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호전적인 수사와 거리를 두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UAE의 한 관리는 WP에 "UAE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와 안정이며 지역의 평화"라고 밝혔다.
UAE가 미·사우디 대열로부터 이탈하면서 만약 지역 긴장이 전쟁으로 비화할 경우 미국이 이전처럼 UAE에 의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걸프 지역 전문가인 시어도어 카라식은 "UAE가 갈수록 미국의 목표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면서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최대한 압박정책의 허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UAE가 미국의 정책으로부터 벗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UAE는 '모든 형태의 정치적 이슬람'에 반대하는 정책을 추진해왔으며 지난 2013년에는 이집트 군부의 쿠데타를 지원, 이집트 최초로 들어선 무함마드 무르시 민선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기여했다.
무르시 대통령의 무슬림형제단은 당시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