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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고용률 2달 연속 최고치…취업자 수 1년 5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

통계청, 6월 고용동향 발표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 폭은 1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통계가 우리 고용시장의 모든 모습을 나타내는 건 아니지만, 매달 최악의 기록을 경신하던 지난해보다는 한결 숨통이 트이는 모습입니다. 다만, 여전히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대와 제조업에서 어두운 모습이 이어지고 있어 '일자리 쇼크'의 여파는 아직 진행형입니다.

● 취업자 수 28만 1천 명 증가…지난해 1월 이후 최대치

통계청은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통해 지난 6월의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28만 1천 명 늘어난 2,740만 8천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월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치입니다.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4월 17만 명대를 기록한 것을 빼면 쭉 25만 명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취재파일] 고용률 2달 연속 최고치…취업자 수 1년 5개월 만에 최대폭 증가
지난해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9만 7천 명에 그쳤습니다. 2017년 31만 6천 명, 2016년 23만 1천 명, 더 앞서서 2014년에는 59만 8천 명 늘어난 것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수준입니다. 꾸준히 늘어나던 15세~64세 인구가 감소로 꺾인 영향도 컸지만, 제조업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업에서도 1년 내내 감소했습니다. 조선과 자동차 등 일자리가 많던 주력 산업이 구조조정을 맞아 쪼그라든 영향이 컸습니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은 외국 관광객 감소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심화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여기까지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의 상황입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해 12월, 올해 월평균 취업자 증가 목표치가 15만 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지난주 발표한 하반기 전망에서는 20만 명으로 늘었습니다. 정부는 일자리 정책이 효과를 보면서 취업자 증가 폭이 당초 목표보다 확대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직장 내 면담 (사진=유토이미지)
● 고용률 역대 최대…숙박·음식점업 팽창과 사회복지서비스업의 '롱런'

전년 대비 취업자 수만으로 지금 고용상황을 가늠하는 것은 부적절합니다. 급격한 인구 구조의 변화 과정에 있는 데다가 지난해 저조했던 고용 상황이 기저효과를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저효과는 비교 시점인 지난해 나빴던 고용상황이 올해 보통 수준으로 돌아오기만 해도 상대적으로 더 많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걸 말합니다.

비율 수치인 고용률은 어땠을까요? 15세에서 64세까지 고용률은 67.2%로 1년 전보다 0.2%P 높아졌습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입니다. 15세에서 29세까지의 청년층 고용률도 43.2%로 전년 같은 달보다 0.3%포인트 올랐습니다.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고용률이 올랐습니다.

특히 인구가 10만 명 가까이 줄어든 30대의 경우 취업자 수는 3만 2천 명 감소했지만, 되레 고용률은 0.5%P 높아졌습니다. 30대는 주로 교육서비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 취업자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교육서비스업(7만 4천 명), 숙박·음식점업 (6만 6천 명)은 전반적으로 많이 증가한 산업 분야입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은 지난해 꾸준히 감소하다가 올해 2월부터 증가세로 반전해 취업자 증가를 이끌고 있습니다. 가장 큰 요인은 돌아온 중국인 관광객입니다. 올해 전체로 보면 지난해보다 20만 명 정도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숙박업과 음식점업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수요에 따라서 청년층과 그리고 30대가 유입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숙박음식점업은 청년층과 30대에서 5만 명 이상의 증가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

다만, 관광객의 증가로 늘어난 일자리는 임시직 아르바이트 중심으로 많이 늘어나기 때문에 질이 좋은 일자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취업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산업 분야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입니다. 전년 동월 대비 12만 5천 명 늘었는데, 지난해 4월부터 15달 연속 10만 명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이며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나갔습니다. 여기에는 병원, 의료기관, 각종 사회복지 서비스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포함됩니다. 겨우내 줄어들던 건설업도 5월 증가로 전환한 데 이어 6월에는 2만 2천 명 늘어나며 활기를 띠었습니다.

● 제조업 주요 품목 수출부진 등으로 감소 지속

직장에서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가정에서는 어린아이들을 한창 키워내고 있는 우리 경제의 허리, 40대의 고용률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습니다. 40대에서는 고용률이 전년 대비 0.7%P 감소하면서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나갔습니다. 정동욱 고용통계과장은 "40대의 경우 제조업 부문, 그리고 도소매업 부문에서 증가가 둔화하면서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40대가 우리 경제의 허리인 것처럼 제조업 역시 우리 경제의 허리이자 '주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4월 이후 꾸준히 감소하면서 고용 침체의 큰 부분을 차지한 제조업이 마찬가지로 감소세를 이어나갔습니다. 지난달에는 6만 6천 명이 더 줄어들었습니다. 올해 1월 무려 17만 명이 줄어들면서 정점을 찍었는데, 이후 감소 폭이 조금씩 줄어들고는 있지만, 좀처럼 증가세로 부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소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그 성격은 약간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자동차와 조선 분야에서 취업자가 많이 줄었다면 올해의 문제는 반도체입니다.

"자동차와 조선의 경우에 금년 들어오면서 플러스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의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것으로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감소의 주요 원인을 살펴보면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 부품 쪽, 그리고 전기제어, 전기장비 쪽에 감소가 지속이 되면서 제조업 감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

금융보험업에서도 5만 1천 명 줄어들었습니다. 통계청은 올해 1월부터 은행들이 점포를 줄이면서 이에 따라 임직원 숫자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취업, 취준생 (사진=유토이미지)
● 실업자 사상 최대라지만… "구직자가 늘어난 상황, 긍정적으로 평가"

지난달 실업자 수는 113만 7천 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 3천 명 늘었습니다. 실업자는 6월 기준으로 1999년 이래 20년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실업률도 4.0%로 전년보다 0.3%P 올랐고 15~29세 청년층도 실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6만 5천 명 늘어나면서 실업률이 1.4%P 높아졌습니다.

실업자 수의 증가는 청년층(6만 4천 명)과 60대(4만 명)가 주도했습니다. 통계청은 지방직 공무원 시험 일정이 5월에서 6월로 이동하면서 수험생들이 실업자로 집계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에는 5월 19일에 시험이 있었지만, 올해는 6월 15일로 시험일자가 바뀌면서 수험생들이 대거 실업자로 잡혔다는 겁니다.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구직활동을 했기 때문에 실업자로 잡히고,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학생이나 잠재구직자로 판단해 실업자로 보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청년 실업자 수는 45만 명이었고, 올해 6월 청년 실업자 수는 45만 3천 명 수준으로 비슷합니다.

60대 이상 실업자는 고령화로 고령 인구의 구직활동이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가 고령자의 자영업 진입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용률은 사상 최대라는데 실업자도 사상 최대치인 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15세 이상 인구는 아직은 계속 늘어나는 중입니다. 따라서 취업자 수, 실업자 수를 포함한 전체적인 경제활동 인구는 크게 봤을 때 계속해서 늘어나게 돼 있습니다.

"고용률이 하락하면서 실업률이 올라가면 일자리를 못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고용률이 상승하면서 동시에 실업률도 올라가면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

● 늘어난 취업자, 대부분 고령 일자리가 차지…민간 활력 높여야

올해 들어서 확대된 취업자 증가 폭은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등 공공일자리 정책의 영향이 가장 큽니다. 통계청은 정부의 일자리 사업이 지난해 대비 10만 명가량 늘어나면서 취업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의 일자리 사업의 주 대상은 고령층입니다. 6월에는 60세 이상 취업자가 무려 37만2000명이나 늘었습니다. 올해 2월 39만 7천 명이 늘어나는 등 노인 일자리 사업이 시작된 올해 2월부터 줄곧 35만 명 안팎의 취업자 증가 폭을 보였습니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 자체가 늘어나는 영향도 있지만, 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한 노인 일자리 사업의 효과가 컸습니다.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 폭은 20만 명대 안팎에 머물렀는데 올해는 10~15만 명 이상 늘어났습니다.

이런 면에 더해 여전한 40대·제조업 부진까지 생각하면 '역대 최대'라는 고용률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정부는 "고용 회복 흐름이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최근의 고용 회복 흐름이 공고화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민간의 경제활력 제고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참 고 ※

통계청은 매월 중순 지난달 집계한 고용 통계를 발표합니다. 통계청은 매월 15일이 포함된 한 주의 국민 경제활동 상황을 조사하는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수 조사가 아닌 표본 조사로, 각종 행정자료와 인구추계를 통해 보정된 추정치입니다. 이 조사는 대상자의 취업상태를 집계하기 때문에 노동의 수요가 아닌 공급 측면을 파악하는 조사입니다. 이 조사에서 취업자란 국제 기준을 적용해 "조사 대상 주간에 수입을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자"를 말합니다. 실업자는 "수입 있는 일은 하지 않았지만 지난 4주간 일자리를 찾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였던 사람"을 말합니다. 관련 자료는 통계청 홈페이지와 국가통계포털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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