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26일 밀라노의 한 투표소에서 유럽의회 선거를 위해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73명의 의원이 할당된 이탈리아의 유럽의회 선거에서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끄는 극우성향의 정당 '동맹'이 최다 득표 정당이 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공영방송 RAI는 투표가 종료된 직후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동맹이 27∼31%를 득표해 이탈리아 정당 중 1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2위는 중도좌파 민주당으로 21∼25%의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3월 총선에서 최다 득표를 했던 반체제 성향의 집권당 오성운동은 18.5∼22.5%를 득표해 3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정계 복귀를 노리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는 8∼12%, 극우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들은 5∼7%의 표를 각각 얻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출구조사 결과가 들어맞는다면 동맹은 이탈리아 선거에서 처음으로 최다 득표 정당이 됩니다.
지난해 3월 총선에서 17%의 득표율을 기록한 뒤 오성운동과 연립정부를 구성해 서유럽 최초로 출범한 포퓰리즘 정부의 한 축이 된 동맹은 아프리카 난민들에 이탈리아 항구를 봉쇄한 살비니 부총리의 강경 난민 정책을 등에 업고 지지율이 급상승한 끝에 이탈리아 최대 정당 자리를 예약했습니다.
동맹은 5년 전 유럽의회 선거에서는 득표율이 6%에 그쳤습니다.
동맹의 약진을 이끈 살비니 부총리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반 난민, 반 이슬람을 기치로 내걸고 유럽 12개국 극우정당을 규합한 뒤 유럽연합의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한편, 동맹과 연정을 구성한 집권 오성운동은 민주당에게도 뒤지는 저조한 성적표를 얻을 것으로 보여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정의 역학 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철학과 지지기반이 상이한 동맹과 오성운동은 주요 이슈를 둘러싸고 사사건건 부딪쳐와 이번 선거 이후에 연정이 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정치권에서 제기됩니다.
지난해 총선에서 역대 가장 적은 표를 얻는 수모를 당하며 정권을 빼앗긴 민주당은 출구조사 결과대로 오성운동을 꺾고 2위를 차지한다면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