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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반달가슴곰, DMZ서 살고 있었다…최초 포착

<앵커>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이 비무장지대에서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사람이 지리산에 풀어준 곰이 아니라 야생곰이 어떻게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있는 곳 안에서, 또 언제부터 살게 된 것인지 장세만 기자가 취재해봤습니다.

<기자>

강원도 비무장지대, 계곡을 건너가는 어린 반달가슴곰의 모습이 무인 카메라에 찍혔습니다.

몸무게는 30kg 안팎, 생후 8~9개월쯤 된 새끼 곰이라 적어도 부모까지 한 가족이 현재 DMZ에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동안 병사들의 목격담과 CCTV를 통해 야생 곰 서식 사실이 일부 알려졌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입니다.

원래 휴전선 부근에서 자생하던 토종 반달가슴곰이 남과 북에 철책이 생기면서 DMZ 내부에서 머무르게 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박진영/국립생태원 팀장 : 철책이 없었던 시절부터 있었을 수도 있고, DMZ 내부에 지속적으로 번식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 1990년대 후반 정부 조사에서도 강원도 북부 접경지역은 야생 곰의 서식지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나무 타기에 능한 곰의 특성상 비무장지대에 고립된 게 아니라 철책을 넘나들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 사는 야생 곰이 상대적으로 철책이 허술한 북측의 경계를 넘어 남하해 비무장지대로 흘러들었을 수 있습니다.

[한창훈/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장 : 금강산 유역에 반달가슴곰이 서식하는 걸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충분히 DMZ 쪽과 교류를 하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도토리 등을 주로 먹는 반달가슴곰에게 인적이 닿지 않아 '생태계 보고'로 불리는 비무장지대는 천혜의 환경입니다. 하지만 곳곳에 남아있는 지뢰는 반달곰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반달곰의 생태 확인을 위해서는 유전자 분석이 필요한 만큼 국립생태원은 현장조사를 통해 곰의 분변이나 털을 수거하는 방안을 국방부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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