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만찬 자리에서 후배 검사들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가 면직된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오늘(1일) 열렸습니다. 그런데 재판장이 돈 봉투를 돌린 게 너무 천박하다고 말한 걸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전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가 끝날 무렵 특별수사본부 검사들과 저녁을 먹고 격려금 명목으로 돈 봉투를 건넨 사실이 드러나 면직됐습니다.
안 전 국장이 이런 면직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지만, 법무부가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입니다.
오늘 열린 항소심 첫 재판에서 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강한 어조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후배 검사들에게 돈 봉투를 돌린 데 대해 "두 보스가 만나서 아랫사람에게 돈을 주는 건 너무 천박하다"고 질타한 뒤, 그게 관행이었다면 "검찰국장 취임 뒤 몇 번이나 돈 봉투를 지급했는지 밝히라"고 따졌습니다.
또 "판사가 돈 봉투를 줬다면 검찰이 횡령으로 걸어서 수사를 했을 것"이라면서 "법원에 대해서는 가을 서리같이 수사하면서 검찰 스스로에 대해서는 봄바람 불듯 '좋은 게 좋은 것 아니냐'는 태도를 취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공보관실 운영비를 걷어 법원장 30명에게 돈 봉투를 돌린 행위를 검찰이 횡령이라고 기소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박 부장판사는 당시 돈 봉투를 돌렸던 회의에 법원장으로서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작심하고 비판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박진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