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내일 퇴임식 발언 주목…즉위 때는 "헌법 지키겠다" 언급

30일 퇴위하는 아키히토 일왕이 퇴위 예식에서 일왕으로서 마지막 발언으로 어떤 내용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29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키히토 일왕은 30일 오후 5시쯤부터 주거지인 '황거'에서 마지막 퇴위 예식인 '다이이레이 세이덴노 기'에 참석해 재위 중 마지막 발언(오코토바)을 합니다.

생전 퇴위가 202년만인 만큼 일왕이 폐위 예식에서 직접 발언을 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지난 2016년 스스로 퇴위 의사를 밝혔고, 이에 왕실의 규범을 정한 '왕실전범'이 개정돼 생전 퇴위가 가능하게 됐습니다.

그는 1989년 즉위 후 첫 소감으로 "헌법을 지켜 이에 따라 책임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후 국정 개입이 금지된 헌법에 따라 드러내 놓고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전몰자 위령 등의 활동을 펼쳤었습니다.

퇴위 예식에서는 아베 신조 총리가 인사말로 어떤 발언을 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립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일왕 교체나 연호 변경 등과 관련해 '새로운 시대'의 탄생을 강조하며 개헌 드라이브를 걸어왔기 때문입니다.

해외 순방 중이던 지난 23일만 해도 개헌 추진 단체의 집회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레이와(5월1일부터 적용되는 일본의 새 연호)라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선에 섰다. 이 나라의 미래상을 정면으로 논의해야 할 때가 오고 있다. 헌법은 국가의 이상을 말하는 것이다"라며 노골적으로 일왕과 연호 교체를 개헌 분위기로 연결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다만 퇴위 예식이 10분가량 짧은 시간에 걸쳐 열리는 만큼 구체적인 개헌 발언이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30일을 마지막 날로 일왕 자리에서 상왕으로 물러앉으며 다음날인 5월1일에는 큰아들 나루히토(59) 왕세자가 새 일왕으로 즉위합니다.

5월1일에는 '겐지토 쇼케이노 기'로 불리는 즉위 행사가 열립니다.

연호가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바뀌는 5월 1일 0시를 전후해서는 도쿄의 번화가 시부야에서 카운트다운 행사가 열려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으로는 '천황제'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도 곳곳에서 개최 중입니다.

'반(反)천황제 운동 연락회'는 이날 히로히토(1901~1989년) 일왕을 기념하는 '쇼와의 날'을 맞아 도쿄도 다치카와 시에서 거리 집회를 연 뒤 30일에는 번화가인 도쿄 신주쿠에서 '퇴위로 천황제를 끝내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집회를 개최합니다.

또 다음 달 1일에는 '황거'에서 가까운 도쿄 긴자에서 참가자 600명 규모의 집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