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틀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25일 오후부터 26일 새벽까지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국회 정치개혁·사법개혁특위 소집을 놓고 밤샘 몸싸움을 이어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전부터 각각 다시 의원총회를 열고 전의를 다졌습니다.
지난 2012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초유의 폭력사태를 빚은 여야가 이날도 물러날 기미 없이 격렬하게 맞붙으며, 정국은 20대 후반기 국회 입법 주도권의 향배를 판가름할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입니다.
민주당은 오전 9시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한국당의 국회 회의장 점거 등에 대한 대책을 논의합니다.
민주당은 앞서 이날 새벽 기습 사개특위를 여는 데 성공했지만, 패스트트랙 의결정족수인 재적 위원 18명 가운데 5분의 3에 해당하는 11명을 채우지 못해 안건 처리에는 실패했습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오늘 오전을 넘기지 않는 게 목표"라며 "국회선진화법을 어기고 폭력 행위에 가담한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는 채증을 통해 무조건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한 혐의로 한국당 의원들을 무더기 고발할 방침입니다.
민주당은 1차 고발 대상으로 이주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9명의 한국당 의원의 실명을 공개한 상태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오전 8시 국회 본청 701호 의안과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한 결의를 다졌습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어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저항을 온몸으로 했다"며 "대한민국이 북한이냐. 법안에 찬성하는 사람만 투표할 때까지 계속 의원을 바꿔도 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나 원내대표는 "의회 쿠데타다. 그 폭거에 우리는 맞설 수밖에 없다"며 "이 모든 배후는 청와대다. 좌파독재 장기집권 플랜을 저지하고, 모든 수단을 통해 온몸으로 저항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날 사개특위 위원 2명을 잇달아 사보임하는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극에 달한 바른미래당 내홍 역시 한층 깊어질 조짐입니다.
패스트트랙 추진에 반대해 온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보임 조치에 반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정은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이 의총을 개최할 경우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손학규 대표와 김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