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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보우소나루, 예루살렘에 무역사무소 설치 계획 발표

브라질 보우소나루, 예루살렘에 무역사무소 설치 계획 발표
▲ 브라질 대통령-이스라엘 총리 정상회담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예루살렘에 무역사무소를 설치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무역사무소 설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무역사무소가 무역 외에도 과학기술, 혁신 등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해 대사관에 준하는 위상을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을 '결혼'에 비유하면서 "오늘 우리의 결혼은 양국 국민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무역사무소 설치가 대사관 이전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브라질 대사관이 예루살렘으로 옮겨오는 날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양국 정부 각료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국방·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은 이날 오후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 대행을 만나 무역사무소 설치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브라질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브라질은 무역, 투자, 기술,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사무소를 예루살렘에 설치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사무소가 주이스라엘 대사관의 일부로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카츠 장관대행도 트위터에 "예루살렘에 외교사무소를 열기로 한 것에 감사드린다"며 브라질 정부에 고마움을 표현했습니다.

브라질 정부가 예루살렘에 무역사무소 설치를 결정한 것은 친(親) 이스라엘 행보로 풀이됩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이른바 6일 전쟁)에서 승리해 팔레스타인을 몰아내고 점령한 곳으로 국제법상 어느 나라의 영토도 아닙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뿐 아니라 이슬람교의 성지이며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하면서 이슬람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 지난해 5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했고 중남미 국가 과테말라도 미국을 따라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개관했습니다.

다만,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대사관 이전 대신 무역사무소 설치 계획을 밝힌 것은 이슬람권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하기 전부터 텔아비브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 국가들이 이 방침에 반발했고 브라질 국내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과 아우구스투 엘레누 국가안보실장 등 군 출신 인사들은 대사관 이전을 섣불리 결정하면 국제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중동 문제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노선에 지나치게 밀착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상파울루 대학 아랍역사학과의 아를레니 클레메샤 교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친미(親美)-친 이스라엘 행보로 인해 브라질이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대통령 정부(1995∼2002년) 이래 25년간 유지해온 중동외교 전통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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