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클럽 버닝썬에서 겪었던 이상한 일에 대한 제보가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버닝썬에서 샴페인 한 잔에 기억을 잃었는데, 눈을 떠보니 폭행 가해자가 돼있던 여성이 있습니다. 경찰에서는 CCTV를 보여주지 않았고, 마약검사에도 이상한 점이 있었다는데 취재팀이 당시 수사 기록을 확인해봤습니다.
정다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한 여성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거리다 클럽 입구에서 쓰러집니다.
지난해 12월 클럽 버닝썬에 놀러 갔던 김 모 씨입니다.
클럽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중국인 남성에게서 샴페인 한 잔을 받았는데 두세 모금 마신 뒤 기억을 잃었다는 겁니다.
[김 모 씨 : 샴페인 한 잔 마시고 눈 뜨니까 경찰서다. 제 주량이 한 병 반 두 병인데 이거 뭔가 이상하다.]
눈을 떠보니 강남 경찰서였는데 클럽 MD를 폭행했다며 현행범으로 체포된 상태였습니다.
[김 모 씨 : 기억도 하나도 안 나고, 자꾸 CCTV에 제가 사람을 밀치고 이런 영상이 있대요. 계속 피해자(클럽MD)한테 무릎 꿇고 빌어도 모자랄 판이다.]
몸 상태가 평소와 너무 달라 성폭력 피해가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당시에는 너무 당황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김 모 씨 : 온몸이 멍인 거예요. 사람 꽉 잡으면 멍드는 거 있잖아요, 동그랗게. 그때 병원 안 간 게 제일 후회돼요.]
딸이 현행범 체포됐다는 소식에 김 씨 아버지도 경찰서로 달려와 정황을 따져 물었지만 버닝썬은 그런 곳이 아니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김 씨 아버지 : 그쪽(MD)에서도 (딸) 멱살 한 번 안 잡고 그랬느냐 하니까 정색을 하면서 이 클럽(버닝썬)은 손님들 옷깃만 잠깐 스쳐도 해고당하는 곳이다.]
김 씨는 평소 주량보다 훨씬 적게 마셨는데 기억을 잃은 것이 이상하다며 마약검사를 요구했습니다.
[김 모 씨 : 자기들끼리 계속 이상하다, 애매하다… 한 형사가 달려와서 아니다 아니다 이러면서 탁 뺏어서 쓰레기통에 (테스트 결과)를 던지고…]
옆에 있던 김 씨 아버지도 납득하기 어려운 말을 들었다고 말합니다.
[김 씨 아버지 : 지금 따님 표는 뭔가 문제가 있다, 정상적이지는 않다. 물뽕이나 필로폰 이런 마약류를 누군가 사용했다 하더라도 그거를 잡기가 불가능하다.]
김 씨는 증거가 명백한 폭행 가해자라는 말에 더 이상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고 결국 벌금 100만 원을 물었습니다.
경찰에게 마약 검사를 제대로 한 것인지 물었습니다.
경찰은 당시 이상하다고 한 것은 테스트기가 이상하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다른 테스트기로 한 번 더 검사를 진행했지만 결과가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고 반박했습니다.
사실인지 당시 수사기록을 확보해 증거목록을 확인해봤습니다.
마약 검사를 했다면 기록을 남기는 것이 통상적인 절차지만 어디에도 마약 검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또 수사 보고에는 "폭행과 시비가 발생한 클럽 내부 CCTV를 요구했지만, CCTV 자료가 삭제되었다는 답을 받았다"고만 돼 있었습니다.
CCTV가 있는지 입구 것만 확인하고 내부는 현장 확인도 안 했다는 겁니다.
[김정환/변호사 :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고소인에 대해서 가해자로 만들어버린 사건이라고 판단이 됐기 때문에….]
김 씨는 사건 재조사를 요구하며 당시 강남서 담당 경찰 등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하성원)